'잎이 다 떨어져 메마른 삶
앙상한 가지만으로 살아온 세월을
보여주는 듯하더니

아침에 일어나 반란이 일어난 걸 알았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꽃봉오리
관심을 두지 않았던 미안한 마음이
새삼 부끄럽다'

월간 혼맥문학 9월호를 통해 신인으로 등단한 김미정씨(34)의 '한란의 반란' 중 일부다.
글밭 제주동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그에게는 제주특유의 자연이 다 글감이다.

김씨는 그동안 차곡차곡 써둔 시 20편을 응모했는데 그중 제주를 소재로 한 '이어도사랑', '노을', '한란의 반란', '섬, 탐라여', '인형의 꿈' 등 5편이 당선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심사를 맡았던 갈정웅씨는 "마치 소시집의 분량에서 오랜 습작과정을 걸쳐 오늘에 이른 역경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대체적으로 평이한 듯하면서도 절제된 시행으로 짜임새가 튼실하며 순수하고 진솔한 묘사 솜씨도 조용한 감동을 준다"는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김미정씨는 "조금씩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문학의 길을 더듬으며 걸을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특히 이제는 혼자만 읽고 놔두는 글들을 같이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는게 너무 좋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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