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도 출범 이후 잦은 교체…행정 연속성에 문제

제주 지방행정에서 '지방 공무원의 꽃' 직책의 하나로 꼽히는 제주시 부시장 자리, 그래서 일반 공무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자리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후 미처 꽃을 피우지도 못한채 떠나는 '단명 자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행정의 연속성 유지에도 문제다.

관선시대부터 제주시 부시장자리는 일찌감치 도청 국장급 가운데도 도지사가 신망하는 인물을 내려보내는 자리였다. 민선 이후에도 제주시 부시장은 제주도 국장급 3급 공무원이 영전하는 자리였다. 특히 민선 시장이던 2005년까지만 해도 부시장이 제주시 전체 직업공무원을 대표하는 수장이었기 3급 공무원들은 군침을 흘렸고, 특히 정년 가까운 3급 공무원들은 제주시 부시장 자리에서 퇴직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했다.

김호성, 김영준. 홍영원. 전 부시장은 이후 도청으로 올라가 부지사, 기획관리실장, 의회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이같은 판도는 이상호 전 부시장 이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 전 부시장이 부임 1년도 안 돼 현직에서 대기발령 받은 데 이어 부임한 고경실 부시장은 7개월여 만에 도 국장으로 전출됐다.

고경실 국장의 후임으로 지난 해 8월16일 부임한 김방훈 부시장도 6개월도 안돼 1년의 중앙 교육 대상자로 선정돼 자리를 뜨게 됐다. 어쨌든 2005년 이후 부임한 부시장은 한결같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제주시 부관서장직을 떠나는 것이다.
특히 김방훈 부시장의 경우 기술직(토목직)으로는 처음으로 부시장에 발탁돼 화제를 뿌린데다 평소 치밀한 업무추진능력과 원만한 시청 안팎의 관계로 그의 교육차출로 인한 이임을 아쉬워하는 공무원과 시민들이 많다.

특히 제주시 부시장 ‘신구간’이 잦은 것은 제주시가 자치권이 없어진 채 특별자치도로 출범되면서 단순한 행정시로 ‘격하’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제주도가 부시장 인사를 하거나 도가 시 과장급의 자리를 도 담당(사무관)급으로 내려보내려할 경우 김영훈 제주시장의 의중이 도와 인사 협의과정에서 많이 받아들여져야 하는데도 요즘들어 이런 부분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관가 주변의 중평이다.
부시장과 시청 국. 과장급의 인사를 도가 사실상 접수, 쥐락펴락 하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

1월말 정기 중앙교육 차출 때 교육대상자 1순위로 뽑혔던 당시 김방훈 국장을 부시장으로 발령낸 것 역시 이같은 단명 부시장의 단초를 제공했고 행정의 연속성에의 누수 결과로도 이어진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