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 제주도의 농·축산업 총 조수입 1조 7,058억원 중 약 30%에 해당되는 5,113억원이 축산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다.

이는 축산업과 연관된 생산유발효과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감귤산업과 더불어 지역 경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은 물론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그러나 축산업의 전업화와 규모화에 따라 수질오염과 악취 등 사회적 환경오염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2006년도 연간 도내에서 발생된 가축분뇨 발생량과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총 1백60여만톤이 발생되어 57%가 퇴·액비로 이용되었고, 8.7%가 해양배출, 1.6%가 공공처리 그리고 나머지 33%가 기타 방법에 의해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배출은 런던협약에 의해 2012년 전면 중단을 공표하고 있어 육상처리가 불가피한 실정임을 감안할 때 향후 가축분뇨의 퇴·액비 활용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축분뇨를 퇴·액비로 적정 처리하여 자연계 물질순환 개념에 입각한 자연순환농업에 이용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고, 실제 경종농업과 연계하여 현장에서 수행되고 있으나 일부 양축농가의 부적절한 가축분뇨 처리와 토양환원으로 인해 악취 발생 및 2차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활성화에 제약이 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관광지라는 특수성과 분뇨 살포 주요 대상지가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목초지임을 고려할 때 더욱 신중하고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세계 각국은 축산에서 발생될 수 있는 환경오염을 방지하면서 환경보존형 농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분뇨이용한도와 사용방법에 대해 세부적인 규제를 하고 있으며, 그 규제가 점점 엄격해 지는 추세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1993년부터 방류수 수질 규제에서 환경보존형 농업으로 정책을 전환하여 실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정한 법률과 가축환경관리 가이드라인이 설정되어 추진되고 있다.

또한 EU 회원국 중 축산선진국인 네덜란드는 무기물기장제를 도입하여 농가단위의 유출량을 설정한 후 일정기준 초과 시 과징금을 부여하고 있으며, 축산농가에서는 그런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철저한 관리와 이행을 통해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문제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

  가축분뇨와 관련된 환경규제를 준수하고, 경종농업과 연계를 기본으로 가축분뇨의 적정 처리와 자원화 이용 기술에 대한 적용과 보급을 위해서는 행정당국의 합리적인 정책과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연구기관에서의 실용적인 기술개발도 필수불가결한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산인 스스로의 자세와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최근 축산물 수입 개방 확대와 사료 값 상승 등 대·내외적인 여건 변화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에서 또 다른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제주도만의 유일한 선도시장전략을 펴 나간다면 보다 당당하고 건전한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대문호 토마스 칼라일은 길을 가다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하지만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 한다고 하였다.

모든 축산농가가 자주적으로 축산환경개선과 품질 향상 등에 매진하여 진정한 강자로 거듭 태어나길 기원해본다.

고   한  종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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