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해양레저활동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방파제가 제 자리를 관광객들에게 내주고 있다.

본래 방파제는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내항에 계류중인 선박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어항시설이나, 접근이 용이해 시간적, 경제적으로 부담없이 손맛을 즐길 수 있는 낚시터로 자리매김하는 등 본 목적 이외에도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낚시레저객 등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사용되는 방파제는 사실 상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연휴 충남 보령시 죽도 방파제에서 발생한 인명사고에서 보듯 휴양·관광의 목적으로 찾는 관광객들이 갑작스런 너울(Swell)이 내습할 경우 스스로의 대응에 무방비한 상태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방파제 뚝 안쪽에서 산책하다 자칫 삼발이(TTP)에 빠져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태공들의 경우 손맛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낚시를 즐기다 밀물에 갇혀 고립되거나, 방파제 끝단 갯바위에서 미끌어져 익수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해 왔다.

지난 한 해 이렇게 도내 방파제에서 발생한 인명사고만도 10건으로 이 중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골절상을 입었다.

 관리청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도내 104개 방파제를 대상으로 위험지역 안내판과 인명구조기구함등 재정비하고, 제주해양경찰서에서도 작년부터 민간 블루가드 봉사대 122명을 위촉 방파제 주변 민·경 합동순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 했던가? 아무리 좋은 안전시설과 정책도 사용자의 안전의식이 없다면 그 빛을 바라고 만다.

 “안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방파제를 산책할 때 위험한 삼발이 사이사이가 아닌 방파제 뚝 밖으로 산책경로를 택하는 것이 안전한 길이고, 방파제 낚시에 나설 때 낚시에 앞서 반드시 구명동의를 착용하고 밀물시간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안전한 길이다.

우리들이 안전의식을 갖고 방파제를 이용할 때 비로소 방파제는 위험한 공간이 아닌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고, 더불어 제주는 작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증한 국제 안전도시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윤  지  원
제주해양경찰서 해상안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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