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소비자물가 9년7개월만에 최고…전년 5월 대비 5.7↑
생활물가도 급등세…서민가계 '휘청'

주부 강모(42ㆍ제주시 이도1동)씨는 요금 찬거리를 사기위해 시장을 찾으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가뜩이나 벌이도 안 되는데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상승해 소비여력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결혼 10년차로 오르는 물가에 어지간히 단련됐지만 요즘 들어선 시장 보기가 겁나기까지 한다”며 “의류비나 외식비 등을 아무리 줄여도 널뛰는 물가를 따라잡기에는 벅차다”고 한숨을 지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등으로 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서민 가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제주통계사무소가 2일 발표한 ‘5월중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는 1%, 1년 전보다는 5.7%나 올랐다.

전년동월비로는 1998년 11월(6.9%) 이후 9년 7개월만에 오름폭이 가장 컸다.

올 들어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1월 4.2%, 2월 4%, 3월 4.3% 4월 4.6%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활물가도 마찬가지다.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5월에 비해 무려 7.6% 올랐다.

이는 2004년 8월(7.7%)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제 유가 및 농산물 가격의 급등 여파가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의 경우 부침가루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72.2% 오른 것을 비롯해 밀가루(70.3%), 등유(47.4%), 경유(40.2%), 간장(37.9%)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선 도시가스(35.2%), 행정수수료(19.5%), 시내버스료(18%)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개인서비스에서는 고입단과학원비(18.3%), 당구장이용료(17.8%), 영상매체대여료(17.4%) 등이 비교적 많이 올랐다.

농수축산물 중에선 무(76%), 배추(54.7%), 감자(51.9%), 양배추(45%), 당근(43.2%) 등이 크게 올랐다.

물가 인상을 주도해 온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의 고공행진이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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