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경제난 속 2억 들여 용역 의뢰
CI제정한지 8년 불과, 道旗 40년 전통 사라지나

나날이 치솟는 고유가 등으로 도민경제 살림살이가 한층 찌들고 핍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지역의 통일된 이미지를 나타내는 제주CI (Corporate Identity)를 다시 개발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는 이와 함께 현재 사용중인 제주도의 상징기(도기)도 교체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이를 관계 전문기관에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국내 최초의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특별자치도 출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등 제주의 미래 비전을 통합해 21세기 경쟁력 있는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2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문가에게 용역을 줘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용역에서는 지난 1969년에 제정돼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도기(道旗)에 대해서도 특별자치도의 역사, 생태환경, 문화, 관광 등 도시의 정체성과 비전을 담은 디자인으로 개발해 올해 7월 1일 특별자치도 출범 3주년을 전후해 이를 선보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제주도기는 가운데 태양을 상징하는 문양과, 제주도의 거센 물결을 ‘삼다삼무’를 모티브로 형상화 했지만, 일본 사무라이 집안문양과 비슷해 일부에선 ‘일제의 잔재’라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기도 했다.

도는 또 현재 사용되고 있는 'Jeju'를 디자인한 CI를 재검토하고, 각 분야와 부서별로 운영되고 있는 통합브랜드도 개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주도 당국이 2억여원을 들여 CI와 캐릭터, 심벌마크 등을 만든 지 불과 7년 밖에 되지 않았고, 또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 상황 속에 예산을 투입해가며 다시 CI 개발에 나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제주 CI를 개발할 경우 이를 활용한 각종 홍모매체 등의 전면적인 후속 교체도 불가피, 예산낭비 요인의 우려도 낳고 있다.

한편 3년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직전에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제주CI(심벌마크,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61.4%에 달했다.

더구나, 1969년 제정돼 40년 가까이 사용한 역사성이 있는 제주도 상징 깃발을 예산을 들여가면서까지 바꾸겠다는 것도 보다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 제주도가 역사성을 갖고 대외에 내세울 만한 것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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