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민사사건 작년보다 최고 26.5% 늘어
소득 줄고, 은행권 대출 강화로 자금난 가중

각종 민사사건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민사소액 뿐아니라, 민사단독과 민사합의 사건도 급증하고 있어 어두운 제주지역 경제의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제주지법에 접수된 이들 민사사건은 모두 5482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41건보다 무려 1041건이나 폭증했다.

사건별로는 민사단독 사건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올해 5월까지 모두 1342건이 접수돼 지난해 동기 1061건보다 281건(26.5%)이나 늘었다.

또, 같은 기간 민사소액 사건이 752건(23.2%)이 증가한 3998건, 민사합의 사건도 8건(6%)이 늘어난 142건이 접수됐다.

특히 민사단독과 민사소액 사건의 급증은 서민경제와 비교적 소득이 높은 가계 및 소상인의 경제가 순탄치 않음을 말해 준다는 점에서 심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의 경제 사정은 경제지표는 물론 법원에 접수되는 대여금 등 금전관련 청구 소송 사건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생활 형편이 어려울 수록 은행 또는 개인 간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법적 절차를 밟는 경우가 많아진다.

민소소액은 청구 소송가액이 2000만원 이하로, 주로 서민들의 활용도가 높다. 민사단독 사건은 소송 가액이 1억원 이하이고, 민사합의는 1억원 이상이다.

1억원까지의 민사단독 사건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금전관련 채권.채무가 많고, 부실 채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은행의 대출 조건 강화로 예전처럼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기도 어려워졌다.

물론 민사사건에는 손해배상금 및 보험금 등의 지급 소송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채권관련 청구 소송이 압도하고 있다.

법조인들은 이들 사건이 줄기는커녕 급증하고 있는데 대해 더 나빠진 지역경제 사정을 꼽고 있다. 지난해 감귤 소득이 격감한 데다. 소상업의 부진 및 실업률 증가로 인한 소득 감소가 직.간접적인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올 들어 물가가 급상승해 소상업인과 소비자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유류값까지 폭등해 서민들의 가계 사정은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런 가계가 늘 수록 민사사건 증가 폭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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