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은 것 별로 없이 기초자치단체만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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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1일로 2년을 넘겼다.

이 사이 제주도와 제주도민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또 무엇인가.

굳이 득실(得失)을 따지자면 얻은 것보다 잃어버린 것이 많은 2년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도민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여론조사 결과, 특별자치도 출범 후 이전보다 “나빠졌다”는 인식이 36.3%로, “나아졌다“(8.7%)는 응답보다 훨씬 높았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사실 특별자치도 실시 이후 2년 동안 도민들이 체감했던 삶의 질은 이전보다 더 팍팍해졌다.

도민에게 돌아간 혜택 역시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정부가 국방ㆍ외교 등을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 주겠다면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시켜 놓고도 이에 걸 맞는 특별한 대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 겉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도개선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고 하지만 이 역시 도민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와는 연결되지 못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2년에 대한 도민사회의 부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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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년을 “얻은 것 없는 잃어버린 2년”이라는 혹독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 중 4개 시군 기초자치단체를 폐지 해버린 것은 특별자치도가 안겨준 가장 뼈아픈 손실이었다.

기초자치단체 폐지는 사실상의 풀뿌리 민주제도를 폐지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주민 참정권 제약 등 주민자치 역량을 훼손해 버린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그래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해 주겠다면서 이와는 달리 기초자치권을 빼앗아 버린 모순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이런 기초자치단체의 손실을 겪으면서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정부의 특별한 배려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의 아쉬움에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이나 성장 동력으로 절대 필요한 제도개선에는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 운운하며 계속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줬으니 “이제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책임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 1% 규모의 제주도 환경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렇게 홀대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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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을 위해 도민 역량 결집과 도지사 등 지역 리더들의 능력 발휘는 필수적이다.

그것이 제주특별자치도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들 도민 역량 결집과 지도자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를 견인 할 제도적 정책적 뒷받침이 절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중앙정부의 역할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도개선에 중앙정부가 적극지원해 주고 예산지원과 제도적, 정책적 뒷받침이 보장되어야 도민적 역량결집이 더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전역 면세화, 각종 세금 감면 등 세제 혜택, 제2공항 건설 등 제주접근 인프라 구축 등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함을 말함이다.

 이같은 중앙정부의 획기적 지원과 함께 도지사나 공직, 지역 각계각층이 하나로 뭉쳐 제주특별자치도 성공을 위한 총력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도민역량을 묶는 데는 지도자의 포용력과 앞을 내다보는 비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태환 도정의 분발을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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