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 겹쳐 가격하락 예상…세척당근 출하 확대 추진

올해 제주산 당근 생산량이 크게 증가, 처리난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제주농협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제주산 당근 재배면적은 1684ha로 지난해 태풍피해 발생 전 면적 1695ha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태풍 ‘나리’ 피해 후 실제 출하면적 1206ha 대비 40%(479ha) 증가한 규모다.

특히 작황 호조에 따른 과잉생산은 물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부진이 겹쳐 재고물량이 쌓이면서 출하 시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농협은 제주산당근 가격지지 및 당근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척당근 출하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제주농협은 제주도 및 당근주산지인 구좌·성산농협과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도매법인 관계자들과 제주산 세척당근의 시장출하 가능성에 협의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강석률 제주농협지역본부 경제부본부장은 “올해 제주산 당근 생산량은 7만t에 이를 것으로 보여 가격하락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며 도매법인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세척당근 출하는 중국산 세척당근과의 경쟁으로 제주산 출하기에 중국산당근의 시장 반입을 억제함은 물론 일정물량 세척당근 소모는 출하물량 조절에 다른 흙당근 가격지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일단 사업 방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유진선 농협가락공판장 경매과장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세척당근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산 당근도 세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환영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품질개선 및 가격인하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중국산 세척당근이 당근시장을 장악하면서 가격뿐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국내산을 능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품질개선 및 가격인하 등의 노력 없이는 제주산 세척당근의 시장 진입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권영혁 서울청과 경매과장은 “지난 2년 동안 제주 세척당근사업이 지지 부진했던 것은 기대했던 가격이 나오지 않자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단기간에 손익을 내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최소한 몇 년은 손실을 각오하고 사업을 진행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농협은 올해 처리난이 우려되는 당근산업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세척당근사업을 조기에 정착하기 위해 조만간 ‘당근제주협의회’를 개최, 사업방침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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