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하루 평균 10여명…해마다 감소
전시 프로그램 빈약ㆍ홍보 부족 등 원인

 국내 최초의 시립 미술관인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이 전시 프로그램 빈약과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15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기당미술관은 서귀포 출신의 재일동포 사업가인 기당 강구범 선생이 자비를 들여 지난 1987년 서홍동 삼매봉 인근에 연면적 960m² 규모의 미술관을 건립,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상설전시장과 기획전시실 등을 갖춘 기당미술관에는 변시지 화백을 비롯해 이왈종, 송수남, 민경갑, 박노수, 장리석, 김원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회화, 조각, 공예, 서예 등 86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원로.중견 작가들의 주요 작품이 전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찾는 관람객은 고작 하루 평균 10여명 정도로 ‘썰렁’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관람객 수도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1만3437명에서 2006년 8102명, 지난해 5002명으로 도내 관광지 가운데 입장객 수로는 만년 ‘꼴찌’인 셈이다.

 

무료 관람객 수는 빼고 유료 관람객 수만 따로 집계하면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2005년 7465명, 2006년 3962명, 지난해 2385명으로 초라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는 유료와 무료를 합해 4487명이 미술관을 다녀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입장료(어른 400원, 청소년 및 군인 300원, 어린이 150원) 수입으로는 관리비용은 물론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힘든 실정이다.

 

“지난 한 해 작품 구입비를 포함해 운영비로 1억5000만원이 지출됐는데 입장료 수입은 한 달 평균 5~6만원 정도”라는 게 기당미술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연간 미술관 운영비가 입장료 수입(연간 70만원선)의 214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관람객 유치 실적이 저조한 것은 전시 프로그램이 빈약한 데다 홍보 전략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귀포 시민조차 기당미술관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따라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과 전시회 확대 등 침체된 미술관을 활성화하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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