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심리 잠재우면 승산 있어…단거리 해외여행 시장 공략
제주항공, 日 틈새시장 취항 '절반의 성공'…영업망 확보해야

국내 저가항공 시장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들이 새로운 노선 개척으로 '블루오션'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사실 저가항공사는 국내선만으론 수익창출이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운항 시간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은 국제선 시장을 새롭게 뚫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이 국제선에 가장 먼저 손을 뻗쳤다.

지난 7월 일본 히로시마와 기타큐슈에 전세기를 띄운 제주항공은 이달 말 청주~오사카 직항로를 개설한다.

제주항공은 당분간 이 노선에서 수요가 있을 때만 전세기를 운항할 계획이지만 정기선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013년까지 중국 외에 동남아 등 5개국 17개 도시에 취항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부정기 운항이어서 성패를 가름하기 이르지만 취항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7월부터 현재까지 제주기점 국제선 항공편을 16차례(왕복) 운항했다.

평균 탑승률은 제주 출발편의 경우 59%, 일본 출발편은 약 86%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 11일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히로시마행 제주항공 보잉737-800항공기(189석)에는 117명이 탑승해 63%를 기록했고 히로시마에서 제주로 돌아오는 항공편에는 167명이 탑승해 89%의 비교적 높은 탑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대형항공사 보다 항공요금이 저렴하고 국적기들이 운항하고 있는 노선과 중복되지 않는 지역으로 취항, 틈새 시장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을 이용한 2박 3일 제주~히로시마 여행상품 가격은 60만원 대.

기존 항공사를 이용한 여행 상품보다는 20만원 가량 저렴한 편이다.

지난 11~13일 제주항공을 이용해 일본 여행을 한 탑승객 김모씨(53.여)는 "일본 여행 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상품이어서 선택을 했다"며 "기존 항공사와 같은 제트여객기 기종이어서 안전성도 믿음이 가는데다 비행 시간도 70분으로 짧고, 주말을 이용해 가벼운 마음으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다"며 만족해 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제주항공은 지금까지 별도의 영업조직 없이 인터넷과 전화예약만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국제선은 여행사의 모객에만 의존해야 한다.

탑승권도 전산시스템 도입이 안돼 수기로 작성하면서 탑승 수속 절차에 있어 다소 미숙한 점이 없지 않다.

국제선 취항을 계기로 항공마일리지제도 도입도 검토할 부분이다.

제주항공이 서둘러 국제선에 진출하는 것은 양대 항공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노리는 것도 국제선 분야이기 때문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현행 항공법이 국내선 운항 1년 이상, 무사고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국제선에 취항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국내선 취항에 나선 것이다.

수십 년간 축적한 영업망을 중심으로 빠른 시장 확대가 가능해 제주항공이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들에게 저가항공은 안전성에 대한 불안 심리만 잠재운다면 가격 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지역을 기반으로 국내선 활성화와 이와 연계한 국제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와 비교해 항공료가 2배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를 기반으로 국내 비즈니스 고객과 도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신뢰를 쌓아 국내선을 활성화시키고, 국제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영업망 확보를 통해 3~4시간 이내 거리의 해외여행객을 유치해 시장을 넓히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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