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미 FTA 협상으로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개방화의 파고와 맞서야 했고 안으로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우리 양돈농가들을 고통스럽게 하였다.

  이러한 시련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임을 깨닫게 해 주었으며, 위기 탈출을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였다.

  최근 양돈 산업은 생산 중심에서 소비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 ‘농장에서 식탁까지‘ 위해요소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HACCP(Hazard Analyzis Critical Control Point) 제도가 식품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두되었고 실제 대부분의 축산물가공식품에 적용되도록 제도화 되어 있다.

  HACCP 제도는 1950년대 말에 NASA의 우주개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주식품에 적용되면서 시작되었다. 우주조종사들이 임무 수행 중에 식품으로 인한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엄격한 품질보증을 요구하게 되었고 식품 제조에서부터 최종제품의 검사에 대한 항목들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사전에 위해요소를 차단’한다는 개념으로 발달하게 되어 현재의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가 되었다.

  이러한 예방적 방법이 1989년 미국에서 HACCP 7원칙으로 구체화 되었고 미국 정부에 의해 채택된 HACCP가 실제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좋은 제도로 평가되어 이 후 캐나다, 호주, EU 등으로 확산되게 되었다.
 
이렇듯 국제적 표준규격이 된 HACCP은 나라간의 교역에도 적용되어 아무리 안전하더라도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교역할 수 없으며, HACCP 운영 여부가 무역장벽으로 활용되고 있어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과 내·외 소비시장의 확보를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할 사항이 되었다. 이렇듯 반드시 필요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농가에서는 HACCP을 돈이 많이 들고, 어려우며, 복잡한 제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기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HACCP 제도는 거의 모든 식품의 제조 공정단계에서 적용되고 있고, 농장의 사육단계에서는 7분야 85항목의 표준규격이 설정되어 있으며, 법적으로 의무 적용 대상은 아니나 발 빠른 농가에서는 2007년부터 적용하여 인증을 받고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노력하고 있다.

  HACCP은 어려운 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에 축산진흥원에서는  종돈장 HACCP 인증(2008. 5. 19) 경험을 바탕으로 농장에서 쉽게 적용시킬 수 있도록 양돈농가 HACCP 인증을 위한 표준사양관리지침서를 제작하였고 도내 전 양돈농가에 배부할 예정이다.

  지침서에는 크게 3장의 영역으로, 제1장은 농장 HACCP 개요편, 제2장은 표준사양 및 위생관리지침과 주요질병편, 마지막으로 제3장은 부록편으로 구성하였으며, 특히 농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록 양식을 함께 수록하였다.

  우리원에서 발간한 지침서를 바탕으로 품질인증 규격항목을 농장에 접목하여 하나하나 개선시켜 나간다면 건강하게 잘 키운 돼지가 우리 양돈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되고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사육하고 농장 HACCP 적용으로 품질이 인증된 안전성이 확보된 돼지고기를 생산한다면 소비자들은 반드시 우리 축산물을 믿고 선택할 것이다.

조  덕  준
제주특별자치도축산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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