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매주 토요일 감귤원 간벌의 날 운영
공무원 가족 포함...“이젠 자녀들까지 끌어들여”

서귀포시가 감귤원 간벌 현장에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무원 가족까지 참여시키겠다고 밝혀 ‘강제 동원’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는 해거리 현상으로 올해산 감귤의 대풍작이 예상됨에 따라 감귤농가와 농.감협, 행정이 힘을 모아 감귤 감산에 ‘올인’하겠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현재 서귀포시지역 감귤원 1/2 간벌 신청 현황은 계획 면적(800ha)보다 32% 많은 1054ha가 접수됐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감귤안정생산직불제 신청 면적은 목표 면적(1100ha)의 61%인 668ha에 그치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에 따라 ‘감귤 가격이 하락하면 서귀포는 끝장난다’는 각오로 이달 말까지 간벌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오는 22일까지 매주 토요일을 제주사랑운동(감귤원 간벌) 전개의 날로 지정, 운영하기로 하고 공무원 가족을 이 운동에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공무원 가족 참여는 감귤 감산 목표 달성을 위한 서귀포시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공무원 자녀들에게 봉사정신과 지역사랑에 대한 배움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사실상 간벌 현장에 공무원 자녀들까지 강제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도 그럴 것이 공무원들이 현재 운영 중인 간벌 노력봉사의 날에 자발적으로 감귤원 간벌에 동참한다고는 하지만 조직 특성상 강제 동원되는 것이나 다름없어 자녀들 역시 강제 동원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지난해부터 행정이 감귤에서 손을 떼고 농가 자율에 맡긴다고 해 놓고 이제와 대대적인 간벌 운동에 공무원을 투입시키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며 “이젠 공무원도 모자라 자녀들까지 동원하려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서귀포가 감귤 주산지인 만큼 지역사랑, 감귤사랑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간벌 일손돕기에 나서는 것”이라며 “각 부서별로 공무원들이 간벌 현장에 나갈 때 봉사정신을 키우는 의미에서 자녀들도 함께 데리고 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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