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해 한국과 아세안 간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진다.

지난 3월 한-아세안 교류의 새 장을 열 한-아세안 센터가 개관했고, 6월에는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열린다.

하반기에는 아세안+3(ASEAN+3) 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또 동아시아 포럼을 비롯한 아세안+3 협력 사업의 다양한 회의들이 한국에서 개최되었거나 개최될 예정이다.

여기에 민간차원의 세미나, 학술대회까지 하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월에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리는 이번 정부 들어 처음으로 한국과 아세안의 정상이 함께 하는 자리이다.

더욱이 정상회의가 열리는 2009년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가 수교한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며, 한국이 아세안의 대화상대국 지위를 얻은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아세안은 동아시아 지역협력에서 전략적으로 연대해야할 파트너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역내 강대국 사이에서 약소국이지만 10개국이라는 수의 힘을 가진 아세안과 위협적이지 않은 중견 국가인 한국의 제휴는 큰 잠재력을 갖는다.

이 둘의 연대는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힘을 갖는 동시에 중국과 일본 사이의 중재자가 될 수 있으며, 지역협력을 추동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합이다.

한국과 아세안의 연대는 지역협력의 장에서 상대에게 필요한 요소를 보충해줄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한국은 지역협력의 장에서 동남아 국가들에게 다소 무관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이런 지금까지의 한국의 자세를 전환하는 기점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과 아세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사회-문화, 경제적 교류 관계로 이미 현실적으로 단단히 묶여 있다.

이러 객관적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세안과 동남아는 한국의 관심에서 늘 주변부에 머물렀다.

우리의 국가 전략이나 사회, 경제적 이해관계를 봤을 때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는 오래전에 우리 관심사의 가장 중심부를 차지했어야 옳다.

눈앞에 이익뿐만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이 실질적인 국력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는데 필요한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동남아 국가들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친교의 대상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정상회의가 한국과 아세안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  재  현
한국동남아연구소․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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