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 익사사고 나서야 안전요원 배치…'또 사고'
비지정.야간 해수욕장도 대책 강화해야…제주시 "상황실 앞당겨 가동"

해수욕장 개장 전에 물놀이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관련 당국이 이용객 편의 개선에만 팔을 걷어 붙이고 정작 안전관리대책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해수욕장 개장 전에도 사고 우려가 높음에도 사고가 난 뒤에야 뒤늦게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뒷북행정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21일 오후 4시께 제주시 애월읍 곽지해수욕장에서 제주시 모 중학교 2학년 김모군(15)이 물에 빠져 의식을 잃고 제주시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낮 12시 56분께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모 대학 1학년 허모씨(20)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근처에 있던 카약동호회 회원들이 구조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두 해수욕장 모두 오는 27일 개장 예정이다.

제주시는 지난 19일 함덕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개장을 앞둔 관내 모든 해수욕장에 앞당겨 해경 안전요원 2명씩을 긴급 배치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개장을 앞 둔 곽지해수욕장에서 익수사고가 발생한 것.

이날 물에 빠진 김군은 해경 안전요원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다.

제주시 관계자는 22일 "함덕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개장을 앞둔 모든 해수욕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했는데도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오늘 시장 주재로 긴급 안전대책회의를 열고 해경 요원과 함께 읍면 공무원을 상주시켜 상황실을 조기 가동하고 유영구역 부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지정 해수욕장 이외에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하도.종달.한담.월정 등 비지정해수욕장의 안전 관리대책도 비상이다.

비지정해수욕장의 경우 읍면 공무원은 일부 상주하지만 해경 요원은 상주하지 않고, 순찰 활동으로 대체하기로 해 안전 사각지대가 될 우려가 높다.

또 올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밤 10시까지 야간 해수욕을 허용하는 이호해수욕장의 경우도 음주수영, 사각지대 수영 금지 대책 등 안전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 강상천씨(43.제주시 노형동)는 "명품 해수욕장은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바가지요금을 없애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며 "무엇보다도 인명 사고를 제로화시키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도내 모 해수욕장에서 폐장 후에 익사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상황실을 연장 운영하기 위해 이호.협재.금릉해수욕장은 일주일 앞당겨 지난 20일 개장했고, 관내 모든 해수욕장의 폐장도 지난해보다 일주일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와 해경은 119구급대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사고가 많이 일어난 위험지역에는 31개의 경고표지판을 설치하는 한편 인명구조용 보트 외에 서핑보드 등을 추가로 배치해 해수욕장의 물놀이 사고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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