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조사연구원 용역 결과…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이 일대 전환을 맞게 됐다.
농수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감귤 대체작목으로 전임 도정에서 1999년부터 추진해 온 이 사업은 그 동안 133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반면 당초 도가 제시한 목표나 당위성은 전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된 가운데 제주도지방개발공사에서 사업 전체를 맡아 손실을 막아야 하는 형태로 전락했다.

또한 미국 판매에 필요한 호접란 중묘도 도내 농가에서 구입하는 대신 현지산을 써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으로 드러나 처음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 자체가 전개된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제주도가 한국경제조사연구원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김학모)에 용역 의뢰한 결과를 보면 농업개방에 대비한 감귤대체작목으로 호접란 선정은 잘못된 발상이라는 점을 비롯 도내산 호접란으로 미국 현지시장을 공략 농가소득 증대를 꾀한다는 것은 현지 실정과 동떨어지고 133억원 이상 예산을 들이는 사업의 수혜 농가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등이 새롭게 지적됐다.

더욱이 제주도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확한 사업주체도 정하지 않은 채 사안별로 도, 제주교역, 제주도지방개발공사 등으로 삼원화된 경영체제를 유지, 손실을 키운 것으로 밝혀졌다.
종합진단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 재점검에 나선 제주도는 사실상 종전 형태의 사업 추진을 중단한 셈으로 '농업개방에 대비'라는 전임 도정의 구호가 '손해를 최대한 막아야'한다는 현실론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다.

제주도 윤창성 농정유통과장은 "호접란 수출사업에 참가한 농가들에 대한 대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면서 "호접란 시설을 다른 화훼 등 재배시설로 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뒤 "향후 사업관련은 모두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담당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접란 수출사업 추진관련 투자현황을 보면 지난 8월말 현재 국비 15억7100만원을 비롯 도비 88억6100만원, 시.군비 1억9300만원, 융자 18억원, 자담 9억6300만원 등 모두 133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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