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복식전 오늘 민속자연사박물관 특별전시실서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12일부터 오는 12월12일까지 2개월간 박물관내 특별전시실에서 제주여성복식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11회 특별전으로 제주여성의 삶과 민속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소장품들이 선보이며, 제주여성의 한 평생을 복식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제주여성의 일생을 출생, 혼인, 생활, 신앙, 죽음의 다섯 부분으로 나눠 그와 관련된 제주민속의 이야기를 복식을 통해 전달한다.
또한 복식의 일부인 모자와 신발류, 화장구, 장신구 등과 의복을 짓는데 사용되었던 바느질용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복식은 그시대 사람들의 삶을 반영

복식은 자연환경과 사회적인 환경, 생활양식 등을 반영한 중요한 문화현상으로 인간의 내면을 내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복식은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이해 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화산섬 제주라는 각박한 자연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혼인해 자식들을 키우고 밭일은 물론 또 하나의 경작지인 바다밭을 일구면서 살다가 저승길로 떠났던 제주여성의 복식 생활은 그야말로 무채색이었다.
혼례 때나 이웃의 경사에 참여할 때 이외에는 빛깔 고운 옷을 입어보지 못할 정도였다. 땀에 절고 흙이 묻은 갈옷은 늘 입고 살아 일상복이 됐다. 하지만 신앙의 기도처인 할망당에 갈 때에는 그야말로 순백색의 무명치마저고리를 입어 경건한 마음을 복식으로 표현했다.

명주는 제주여성의 꿈의 옷감

제주여성이 꿈의 옷감은 명주였다. 제주섬을 창조한 설문대할망이 소원하였던 옷도 명주속옷이었다.
그래서 조금 여유가 있는 집안의 여성들은 명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 수의(壽衣)는 인생에서 가장 마지막에 입는 옷이다. 제주에서는 수의라 하지 않고 ‘호상옷’ 또는 ‘저승옷’이라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수의를 삼베로 짓는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명주로 지은 수의를 최고로 치며 환갑이 되면 자신이 몸소 마련해 두는 전통이 있다. 몸이 약한 사람도 수의를 미리 마련해두면 장수한다고 하는 속신이 있다.
손수 마련한 명주 수의는 칠월 칠석 무렵이 되면 햇볕에 쬐어 일광소독을 하며 좀이나 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점검할 정도로 애착을 가졌다.

실용성과 편리함 중시

제주여성의 복식 특징은 한 올의 실오라기라도 소중히 하는 검약정신을 바탕으로 실용성과 편리함을 중요시했으며 다양한 활용을 염두에 두어 만들었다는 점이다. 제주 여성들은 복식을 물질적인 것으로만 간주하지 않고 영혼이 깃들어 있는 자신의 일부분으로 여겼으며 신앙의 경건함까지 복식을 통해 표현했다.
아울러 이번 특별전은 제주공항 문화재감정관실 김순이 선생과 제주복식문화연구소 현진숙선생, 사진작가 현명자 선생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개최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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