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표현 제20회 신인작품 공모서 당선돼

현직 대학총장이 시인으로 등단했다.

양창식 탐라대학교 총장의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은>외 4편의 시가 정신과 표현 제20회 신인작품 공모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젊었을 때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나이가 들어서는 극작가가 되고 싶었던 양 총장은 문학을 취미 이상의 그 무엇으로 만들지 못한채 꿈만 꾸며 삶을 살아왔던 한 지식인이었다.

그런 그가 용기를 내어 글을 쓰게 한 건 다름아닌 친구의 권유 때문. 지금까지 잊고 지냈던 문학에 대한 열망을 친구의 한마디 말로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양 총장은 당선소감에서 󰡒몇 년 전 불현듯 쓰고 싶다는 간절함이 일어 내가 보기에는 시인지 뭔지 의식을 않고서 노트에 묻어두었다.

이번에 그것을 선별해 투고하게 됐다󰡓면서 󰡒당선통지를 받고 보니 용기를 내 글을 보낸 일이 스스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그마한 포구 안에 매여 있었던 배를 타고 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 마냥 두렵기도 하지만 열심히 그리고 좋은 시를 써나가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윤강로 시인(심사위원)은 양 총장의 시에 대해 󰡒양창식의 의식세계는 자연, 존재, 생명의 속성 등의 관념으로 내면화되어 있다󰡓면서 󰡒평이하고 보편적인 내용형식으로 관념의 무게를 지워서 전달의 간편함을 갖는다󰡓고 평했다.

즉 시 자체가 자칫 지루해질 수 있지만 유연한 흐름과 욕심없는 전개가 시의 자연스러움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은><신호등 앞에서>는 시라고 보다는 오히려 산문에 가깝다.

일종의 시의 형식을 파괴한 형태다. 양 총장은 이런 식으로 시의 보편적인 형식을 깨뜨리며 자신만의 톡특한 사물과의 일체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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