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1등 지상주의'
버려야 할 '1등 지상주의'
  • 진기철
  • 승인 2009.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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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능시험 당일 새벽 강원도 원주의 한 수험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반에서는 늘 1~2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재수를 하며 본 모의고사에서도 늘 490점대를 유지했던 학생이 그동안의 모든 고생을 보상받아야 할 그날에 안타까운 선택을 했던 것이다. 매해 수능시험 일을 전후해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진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성적 비관 자살은 1등 지상주의가 낳은 아픔이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1등이다’, ‘최고다’라는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유도의 최민호 선수는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많은 눈물을 흘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뒤 겪었던 설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메달과 동메달을 두고 주위의 반응이 달랐던 것이다.

방송이나, 음악, 영화계는 말할 것도 없다. 스타들을 위한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1등 지상주의로 대변되는 승자독식 구조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심화돼 있다.

얼마 전 모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가 내뱉은 루저(loser) 발언도 ‘1등 지상주의’아니면 ‘승자 독식’구조가 무의식 속에 우리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20세기 초 세계 가전업계를 주름잡았던 일본 마쓰시타 전기 창업자의 일화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생전 자신에게 3복이 있어 세계의 부호가 됐다고 술회했다.

그가 말한 3복이란 허약한 것, 못 배운 것, 그리고 가난한 것이었다. 허약했기 때문에 술과 담배를 못해 장수했고, 못 배운 탓에 자신보다 나은 인재를 등용했으며, 가난이 돈에 눈을 뜨게 했다고 한다.

그는 “60점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일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60%의 전망과 확신이 있다면 그 판단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6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그 사람의 열의와 용기, 그리고 실행력에 달려있다.”고 했다.

‘1등 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가 낳고 있는 병폐를 없애는데 모두가 고민해야 할 때다.

 

진  기  철
편집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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