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12월10일까지 연갤러리서 열려

추상과 구상의 빛깔의 절묘한 조화, 물처럼 깨끗한 한국의 서정미 넘치는 심미세계, 여인과 산과 바다 등을 해맑은 색채로 자연의 생명력을 얘기하는 대자연 예찬 공감 기획초대전 󰡐원로작가 10인의 色-아름다운 동행전󰡑이 30일부터 12월10일까지 연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기획초대전에는 강영호, 신현국, 임종만, 정강자, 최예태, 신종섭, 양계탁, 장완, 최광선, 황정자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장자씨는 <춤>이란 추상적이라 하기에는 그림속 암시가 뚜렷한 작품을 선보인다. 검은 머리를 틀어올린 여인이 하늘하늘 춤사위를 펼쳐보이는 게 색감과 뚜렷한 일치를 보이고 있다.

강영호씨는 <탐라이야기>란 그림으로 저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섬의 이미지를 화폭속에 담아냈다. 그 곳이 제주도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림속 바닷가는 잔잔하고 흐릿한 날씨 속에 내다보이는 섬의 형상들이 뚜렷하다.

신현국씨는 <바다가 있는 풍경>으로 제주를 찾았다. 추상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바다와 절벽, 그 뒤에 펼쳐진 푸른 초목을 그린 것으로 보이지만 보는 이의 느낌따라 그림은 다른 모습을 띌 수 있다. 선 굵은 채색기법이 둔탁한 암석의 이미지를 더해주고 있다.

신종섭씨의 <山의 소리-鄕>은 산의 가을모습을 화폭에 옮겨놓은 듯하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산의 모습을 색감있게 표현했다. 산의 색깔이 아닌 산의 소리란 제목을 붙였을까. 나이프를 이용해 흐릿한 느낌이 나게 마무리한 모습이 꼭 나무와 산이 하나되는 느낌이다.

장완씨는 <야생코스모스>란 정물화를 선보이고 있다. 섬세한 터치로 야생코스모스의 모습을 그대로 화폭속에 옮겨놓았다. 꽃병 위로 정열하게 피어있지만 군데군데 제멋대로 삐쳐나온 모습이 마치 야생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양계탁씨는 <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 앉아 노니다 가시오>란 작품을 출품했다. 피리불며 한가로이 노니는 2명의 사람과 그 위로 날아가는 새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쪽에는 활짝핀 벚나무가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사람만한 꽃들이 군데군데 피어있다.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임종만씨의 <심상의 자연>은 추상화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자꾸 그림의 의미가 뒤바뀐다. 어린아이의 생각을 화폭에 옮긴 것 같기도 하고, 그저 벽면에 마음 속 이미지를 그려 넣은 것 같기도 하다.

최광선씨의 <장미사랑>은 파란 꽃병 속에 담겨있는 노란색 장미의 색감대비가 눈을 사로잡는다. 온통 파란색으로 칠한 화폭 속에 꽃봉우리를 움겨쥔 노란 장미꽃이 이채롭다.

최예태씨의 <붉은산의 환타지>는 빨간 계통의 색깔로 그림을 그린게 아니라 그랜드캐넌처럼 붉은색 암반을 한 톤의 색깔로 명암을 주면서 잘 표현하고 있다. 석양이 지고 있는 것일까. 붉은 산 앞에 있는 또다른 산들은 검은색 톤을 띄고 있다.

황정자씨의 <리시안사스>는 정물화다. 세심하게 꽃술 하나까지 표현해 내고 있다. 금방이라도 손을 대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정교함이 돋보인다. 캔퍼스와 꽃이 꽂혀있는 꽃병과 전체적으로 비대칭을 이루고 있지만 꽃병 왼쪽에 떨어져 있는 두송이의 꽃들이 이런 비대칭을 잘 잡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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