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의 왕이 23일 오전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아부의 고수인 혀고수 성동일과 아부계의 새싹 송새벽, 극중 송새벽을 궁지에 몰아넣는 사채업자 고창석, 아부계의 팜므파탈 김성경 그리고 신인 정승구 감독이 참석했다.

아부를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아부와 관련된 토크로 분위기를 열었다. 아부하고 싶은 상대를 묻는 질문에 고창석은 "이순재 선생"을 꼽았다. 그는 "연기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면 아부를 하면서 졸졸 쫓아다니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경은 "나 자신에게 아부하고 싶다. 저한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새벽은 "봉준호 감독이 처음 생각났다"고 답했다. 그는 "저에게 영화할 기회를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실에서 '아부의 왕 2'가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해서 정승구 감독이라고 고쳐 썼다"며 아부의 새싹다운 답변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성동일은 "초등학교 때 붓을 꺾은 사람으로서 제가 좀 직설적인 거 아시죠"라고 전제한 뒤 "돈많은 사람"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배우들의 환상호흡, 코미디 이상 무엇 있다"

찰진 입담을 자랑하는 성동일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초 배우다. '방자전' '시라노;연애조작단' ''위험한 상견례'등 송새벽은 장르불문하고 언제나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시쳇말로 선수끼리 뭉친 영화다.

송새벽은 "사실 처음에는 성동일 선배가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그런 편견이 와르르 무너졌다. 선배와의 호흡은 근사했다"고 감탄했다. 성동일은 "마치 막걸이 15통 마신 것처럼 연기했다"고 비유했다. 김성경은 두 남자의 호흡에 질투가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성동일씨가 새벽이를 질투가 날 정도로 아끼고 사랑했다"며 환상의 호흡을 예고했다.

정 감독도 두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 이미 송새벽씨가 캐스팅된 상태였다"며 "우연찮게 제가 준비하던 시나리오의 주인공으로 송새벽을 염두했던 터라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또 "성동일은 혀고수를 떠올릴 때 0순위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배우"라며 "실제로 촬영하면서 그의 진가를 확인했다. 제 예상을 뛰어넘는 다른 특별한 것을 많이 보여줬다"고 그의 지대한 공을 인정했다.

성동일은 "사실 출연한 배우 모두가 호흡이 잘맞았다"며 "이번 영화 찍으면서 회식 안하고 집에 간 날이 없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특히 김성경 씨가 못드시는 술, 닭발에 홍어까지 먹으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며 화기애애했던 현장을 추억했다.

성동일은 또한 "이 영화를 보면 송새벽이 얼마나 고민하고 애썼는지 그 흔적을 느낄 것"이라며 "비단 저하고의 호흡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아픔, 사랑하는 연인과의 갈등 등 그의 다른 면모를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부의 왕은 눈치와 센스가 0.2% 부족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아부계의 새싹 동식(송새벽)이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 아부계의 전설 혀고수(성동일)를 만나 인생의 패러다임을 바꿀 마법의 화술 아부를 전수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부 이면의 드라마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정 감독은 "코미디를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마주할 기회가 올 것"이라며 "웃으면서도 내 이야기라고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고창석은 "선량한 사람이 보면 통쾌할 영화"라고 귀띔했다.

아부의 왕은 이병헌의 할리우드 프로젝트 '지아이조2'와 같은 날인 6월 21일 개봉한다. 정 감독은 "지아이조가 칼이 있다면 우리는 혀가 있다"며 "또 그냥 웃고 말 영화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성경은 "기본 300만은 들 것"이라며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