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인터뷰] '명랑발랄' 한지민, 시간여행 다녀온 소감은...?

한지민은 지난 석달동안 조선과 현재의 대한민국을 넘나들며 시간여행을 즐겼다. 형부를 사랑한 비운의 여인 부용이 됐다가 어느 날 자신의 집에 떨어진 ‘불청객’과 사랑에 빠지는 박하도 됐다. 300년을 뛰어넘으면서 말이다.

타임슬립. 현실에서 전혀 있음직하지 않은 이 말도 안되는 판타지에 배우 한지민도, 기자도, 시청자도 홀딱 빠졌다.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를 보며 시간 여행을 꿈꿀 나이도 지났건만, ‘옥탑방 왕세자’ 속 로맨스에 왜 그토록 가슴을 졸였던 걸까. 배우 한지민을 만나 시원하게 수다 삼매경에 빠져봤다.

“시간여행은 즐거웠나요?”

사실 처음에는 ‘타임슬립’이라는 자체를 믿는 게 힘들었어요. 근데 그랬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하기 쉬웠던 것 같아요. 박하의 옥탑방에 떨어진 왕세자 이각(박유천)과 꽃심복 3인방(이민호, 정석원, 최우식)을 보며 ‘얘네 뭐야?’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으니까. 중반으로 갈수록 그 판타지를 믿게 되고, 비록 그게 어색했을지는 몰라도 설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각이 조선으로 돌아갈까봐 마음을 졸이는 연기가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요.

‘타임슬립’이란 소재 자체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진지하고 머리 아픈 현실에서 벗어나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그 환상을 보여주는 것. 한 편의 만화책을 보고 난 느낌이랄까. 처음 ‘옥탑방 왕세자’ 대본을 읽을 때도 그랬어요. 다른 작품(‘빠담빠담’)을 하는 중이라 꼭 해야겠다는 마음 없이 읽었는데, 어릴 적 봤던 ‘풀하우스’ 같은 만화책을 읽는 것처럼 술술 읽혔죠.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하는데 이번에는 ‘시원’보다 ‘섭섭’이 많았어요. 드라마가 끝났는데,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달까. 부용각에 가면 (이각이 묻어둔)편지가 있을 것만 같고, (태용을 다시 만난)남산에서 기다려 볼까도 해요(웃음).

“전작에서는 대선배 정우성, 이번에는 연하이자 후배인 박유천이라니. 부럽다”

(박유천은)워낙 직설적이고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이다 보니 그때 그때 말을 바로 붙여줘요. 그래서 오히려 어색함 없이 촬영할 수 있었죠. 물론 초반에는 정우성 선배님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빠담빠담’을 할 때 전 내 껄 하기도 바쁜데, 정우성 선배님은 전체를 아우르면서 현장을 이끄시는 거예요. 많이 배웠죠. 근데 이번에는 연령대도 비슷하고, 아 심지어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아요. 하하하. 그렇다 보니 ‘내가 이끌어야 하나?’하는 걱정도 됐어요. 근데 서로의 호흡이 중요하다보니 마냥 선배 ‘행세’를 할 수도 없고...

물론 장점도 많아요. 또래다 보니 같이 의논하면서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거죠. 꽃심복 3인방이 워낙 아이디어가 많아 같이 애드리브도 짜고 정말 재밌게 촬영했어요. 유천씨 같은 경우에는 나보다 어리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 절절한 사랑연기도 할 수 있었겠죠.

“청순에 대명사 한지민이 변했다?!”

사실 드라마를 하는 동안은 현장에서 벗어나질 못하기 때문에 반응이 어떤지 잘 몰라요. 근데 주변에서 다들 ‘이번에는 연기할 필요 없겠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만큼 박하처럼 밝고 씩씩하거든요! 그동안 저에 대해 ‘청순하다’는 인식이 있어 달라졌다고 할지 모르지만, 저는 오히려 이번 역할이 편했어요. 박하만큼은 아니지만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해 어색한 옷을 입었다는 느낌은 없었거든요.

물론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그렇게 밝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저는 뭐든 오래 봐야 마음을 여는 스타일인데, 현장에 가니 무섭고 주눅이 들어있었거든요. 근데 이젠 제 성격을 많이 찾았어요.

“작품에서 말고 실제로도 사랑해야죠~?”

연애도 오래 지켜보다 하는 편이에요. 근데 제가 오래 지켜보고 마음을 열라고 하면 떠나더라고요. 몇 번 만나고 일단 사귀어보자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꾸준히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찾게 되요.

좋아하는 스타일이요? 이상형이라고 하면 자주 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이겠죠. 같이 있으면 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좋아요. 어두운 사람은 안돼요! 저는 한번 빠지면 정말 올인해서 아낌없이 다 주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렇다보니 연애와 결혼을 별개로 생각할 수 없어요. 그런 사람, 곧 나타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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