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실종 40대 女 살해된 채 발견 충격···경찰, 특별수사본부 설치

20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12일 실종된 강모(40.여)씨의 운동화와 신체 일부가 발견돼 경찰 감식반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제주 올레길 관광에 나섰다가 실종된 40대 여성이 8일 만에 살해된 채 발견됐다.

지난 20일 오후 2시30분께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강모씨(40·여)의 신체 일부와 신발을 공공근로요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강씨의 신발 안에는 오른쪽 손목이 절단된 채 담겨져 있었고, 이 엽기적인 사건으로 인해 지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류장에서 발견된 오른 손에 대한 지문을 대조한 결과, 실종된 강씨의 주민등록증 상의 지문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씨의 신체 일부가 담겨져 있던 운동화는 정류장 인근을 청소하던 공공근로요원인 B모씨에 의해 발견됐다.

B씨는 청소 도중 발견한 운동화를 대수롭지 않게 정류장 옆 풀밭으로 던졌으나, 이후 이상한 느낌이 들어 현장을 다시 찾았고 운동화 안에서 절단된 강씨의 오른 손목을 발견했다. 손목의 손바닥은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고, 손등은 건조한 상태였다.

손목이 발견된 지점은 강씨가 머물었던 성산읍 게스트하우스에서 18km 가량 떨어진 곳으로 운동화 바닥에 흙이 묻어있는 것으로 보아 경찰은 강씨가 올레길을 걷다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후 유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범인은 엽기적인 살인 후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버스정류장 의자에 강씨의 손목을 보란 듯이 올려놓는 대범함을 보여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신체 일부가 담긴 운동화를 놓고 간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씨가 찾았던 올레 1코스를 중심으로 사체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용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치안현장 간담회를 위해 제주를 방문한 김기용 경찰청장이 수사본부가 설치된 성산읍 시흥리사무소를 긴급히 찾아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뒤 범인의 조속한 검거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강씨는 지난 11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여행에 나섰고, 다음 날인 12일 성산읍 시흥리 소재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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