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실종 당일 올레길 있었다” 시인

제주 올레길에서 실종된 40대 여성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범행 11일 만에 긴급 체포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23일 오전 9시50분께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강모씨(40·여)를 살해한 혐의로 K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2일 강씨가 실종된 곳으로 추정하는 올레 1코스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과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강씨의 실종 당일 K씨를 올레 코스에서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임의동행 방식으로 1차 조사를 벌였고,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이후 K씨가 도주할 움직임을 보이자 경찰은 23일 오전 K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K씨는 범행 전면을 부인하고 있으나, 강씨의 실종 당일날 올레 코스에 있었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올레 코스는 용의자 K씨의 거주지와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강씨의 신체 일부가 발견되지 전날인 19일에는 다른 사람의 차량을 빌린 사실도 확인됐다.

나원오 수사과장은 “강씨가 실종된 당일 올레길에서 앞서가던 관광객이 K씨를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경찰 조사에서 K씨가 실종 당일 올레 코스에 있었다는 사실은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나 과장은 이어 “K씨가 전과가 있고,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어 긴급 체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현재 제주지방경찰청 및 서귀포경찰서, 동부경찰서 등 총 17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강씨의 사체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살해된 강씨는 지난 11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여행에 나섰고, 다음 날인 12일 성산읍 시흥리 소재 올레 1코스를 걷기 위해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20일 오후 2시30분께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강씨의 신체 일부와 신발이 근무 중이던 공공근로요원에 의해 발견됐다.

신발 안에는 오른쪽 손목이 절단된 채 담겨져 있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지문을 대조한 결과, 실종된 강씨의 주민등록증 상의 지문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강씨가 올레길을 걷다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후 유기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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