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모씨 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영장 신청

제주 올레길 40대 여성 살해사건의 피의자 강모씨(47)가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오인하자 살해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23일 오후 8시30분 성산읍 시흥리사무소에 설치된 수사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레길 ‘40대 여성 살해사건’과 관련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강씨는 지난 12일 오전 8시30분에서 9시경 사이 올레 1코스 중간 지점에서 피해자 강모씨(40·여)를 목졸라 살해한 후 사체를 인근 대나무 밭에 유기했다. 피해자 강씨는 올레 코스를 걷기 위해 숙소를 나선 뒤 얼마 안 있어 살해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성산읍 시흥리 두산봉 인근 대나무 밭으로 이곳은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지점이다.

나원오 수사과장은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대나무 밭이 심하게 우거져 있었고, 밭에서도 15m가량 들어간 지점에 암매장 돼 있어 시신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신 발견 당시 상의는 벗겨져 있었고,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피의자 강씨는 시신을 땅 위에 놓고 주변의 흙을 덮어 암매장했다.

피의자 강씨는 살해 동기에 대해 “소변을 보고 있는 자신을 피해자가 성추행범으로 오인하고, 신고를 하려는 것 같아 핸드폰을 빼앗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고 보고 성폭행 여부 등 정확한 살해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씨는 시신을 유기한 이후에도 두 차례나 더 유기 현장을 찾는 대범함을 보였다. 특히, 시신을 훼손한 19일에는 친구의 트럭을 빌린 뒤 오후 11시경 유기 현장에서 18km 떨어진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 의자에 절단된 오른 손과 신발을 보란 듯이 올려놓았다.

강씨는 당초 피해자 시신 훼손 이유에 대해 “광범위한 수색과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나머지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목적으로 훼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신이 발견된 이후에는 “시신 일부를 가족에게 돌려줘야 겠다는 생각에 절단된 손목과 운동화를 정류장에 갖다놓게 됐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나 과장은 “시신에서는 훼손된 오른 손 외에는 특별히 훼손된 부분이 없는 것 같다”며 “성폭행 여부는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 강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정확한 범행 동기와 시신 훼손 이유를 밝히기 위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살해된 강씨는 지난 11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여행에 나섰고, 다음 날인 12일 성산읍 시흥리 소재 올레 1코스를 걷기 위해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20일 오후 2시30분께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강씨의 신체 일부와 신발이 근무 중이던 공공근로요원에 의해 발견되면서 경찰은 피해자 강씨가 올레길을 걷다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후 유기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