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반대여론이 많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태풍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 정비 작업을 늦췄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부르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제주지역을 강타한 제16호 태풍 ‘산바’는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제주시 탑동매립지구내 탑동광장과 탑동해안 산책로를 초토화 했다.
 
이날 탑동 해안은 백중사리 만조 시각과 겹치면서 집채만한 파도가 쉴새 없이 탑동광장과 해안도로 산책로를 할퀴었다. 이로 인해 파손된 방파제 파편들과 부서진 산책로의 건축 폐기물, 파도에 밀려온 각종 해초와 쓰레기들로 만신창이가 됐다.
 
다행히 태풍은 빠른 속도로 제주를 벗어나 이날 오후부터는 곳곳에서 피해 복구 및 정비 작업을 진행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복구작업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탑동광장 서쪽 해안 산책로에서만 17~18일 이틀간 복구작업을 벌였다. 당연히 먼저 손을 써야 할 쑥대밭으로 변한 탑동광장 복구와 정비는 외면하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곳에만 인력을 투입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일에야 탑동광장 복구 및 정비작업을 벌였다. 왜 그랬을까. 복구작업에 동원됐던 공무원 사이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상급자들로부터 만신창인 탑동광장은 손대지 말고 산책로부터 복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말이 떠돌았다. 당국이 의도적으로 태풍 복구 작업을 지연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서 “제주도가 추진하려는 탑동 매립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조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탑동광장 피해 상황을 부각시키느라 정비사업을 늦춘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국이 반대여론이 높은 탑동매립사업 추진을 밀어붙이기 위한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태풍 피해 복구를 지연시킨 것이라는 주장이다.
 
태풍피해 복구 지연이 기획된 것이었다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복구지연을 지시한 상급자는 누구인지 철저히 조사하고 명쾌하게 밝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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