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신   상   범


도지사자리와 교육감자리엔 꿀이 샘솟는가보다. 불명예스럽게 비워진 그 자리들을 향해 파리 떼가 몰려드는 것 같다.

“꾀가 많은 놈은 그 꾀로 망하고 재주를 믿는 놈은 그 재주로 조상의 무덤에 말뚝을 박는다“ 이 말은 장자의 철학우화에 나온 말이다.

요즘 꾀 하나로 출세한사람들이 그 꾀로 망하고 조상의 무덤에 말뚝을 박고 있음을 보면서도 아직도 꾀 하나로 입신하려는 무리들이 우리들 주변에 우글거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모여 사는 사회에서 꾀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백성 위에서 그 백성들의 삶을 보장하고 장래를 개척해 후손들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게 하는 목민관은 꾀와 얄팍한 지식으로 사회를 농 단 한다면 이는 죄악이 된다.

제주대학교의 송성대 교수는 그의 저서 “제주문화의 원류와 이해”에서 제주인의 심성에 대해 석주명은 “날래고 능력 있는(勇悍有爲) 적극적인 사고” 최남선은“원정(遠征),견인(堅忍),기민(機敏)”, 일본인학자 아오 야나기 는

“의지가 강해 권력이나 금력에 굴하지 아니하는 강직하고 씩씩함”이라고 소개하고 송 교수는 “제주인 들은 매사에 진취성을 갖는 정신(勇), 새로움(변화)을 좋아하는 지(知), 보편적 인간애인 인(仁)의 정신이 생활 속에 배어있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즘 이런 제주인의 심성이 행방불명되었다.

이런 심성을 가진 제주 인들에게 60년대까지 육지사람들은 “ 국사범들이나 유배 오는 변방의 섬”, “사람은 못살고 말들이 사는 곳”,“야구도 못하는 섬”“제주 놈들은 모두 빨갱이” 등으로 제주사람들을 폄하하며 괴롭혔다.

박 정권이 수립되고 70년대 들어 감귤재배가 독점적 산업이 되고 감귤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가난한 도민의 부자 꿈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덩달아 관광 산업이 시작되면서 제주는 한국의 파라다이스에서 동양의 흑 진주, 세계적 관광지로 부상하자 육지사람들은 “제주는 복 받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제주가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인 들의 자존심을 먹칠하는 일들이 쏘다져 나와 얼굴을 들 수 없게 하고 있다. 전대미문의“도지사의 성추행”에서 시작하여 현직교육감의 수뢰와 담당국장의 자살,

새 교육감 선거에 무더기 돈 봉투 적발 공개, 당선된 교육감 구속과 사퇴, 수 백 명 선생과 학부형들의 구속 또는 경찰소환, 급기야 전국에서 처음인 현직 도지사의 당선무효, 시장의 직권남용기소, 등으로 제주의 교육과 제주도정이 모두 쑥대밭이 되었다.

시민을 위해 4년 동안 신명을 바치겠다던 시장은 도지사 자리가 비자 시정을 헌신짝 같이 버려 철 아닌 선거태풍에 휩싸였다. 도와 시의 책임간부들이 너도나도 도지사와 시장선거에 뛰어들어 민생행정은 부재 상태다. “숭어 뛰니 복쟁이(복어) 뛴다”는 속담 그대로다.

그래서 요즘은 “제주 놈들은 모두 부도덕한 파렴치 집단들이다”“ 도대체 잘나가던 제주가 왜 이래?”“제주사람들의 본래 심성이 이런 거야??”“제주 놈들 수준이 그 정도야?” 제주인들 자긍심을 깡그리 뭉개고 있다. 정말 제주사람임을 감추고 싶은 요즘심정이라고 서울 사는 어느 도민의 고백이다.

제주사람들의 의식수준은 분명 이런 것이 아닌데 언제부터 이렇게 망가졌나?
제주도민들은 한 달 안에 도지사. 교육감 시장 등을 새로 선거 해야할 처지다. 이번만은 도민들이 꾀와 잔재주에 속아넘어가는 바보짓을 하지말고 제주인의 자긍심을 찾아야 한다.

항간엔 특사로 사면 복권되어 곧 권좌로 돌아오고 이번 당선자는 1회용이라고 호언 장담하고 있다니 악성‘루머’이길 바란다. 우리들은 당신의 영달을 위한 들러리가 아니라고 도민들은 크게 외치고 실천해야한다. 더 이상 도민들은 이들의 영달을 위한 장식품이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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