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을 수련하며 꿈을 키워야 할 비자림청소년수련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있다. 지난 ‘92년 설치된 비자림청소년야영지 내에 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가 설치, 추진되면서 수련원 역시 기능수행이 어렵게 됐다. 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는 아토피 피부염 등 환경성 질환자가 전국 최고의 발생수준을 보이자 제주도가 지난 2011년부터 국비 50억원, 도비 50억원을 투입하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청소년복지나 보건의료를 제대로 알지 못해도 제주도민의 건강과 청소년들을 위해 이 2개 시설의 필요성은 느낄 것이며, 또한 부득불 1개 시설로 통합하거나 폐지하고자 할 때에는 당연 도민의견이나 관련 기관단체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이 지방자치시대의 행정필수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당연한 절차가 현재 도정 내에서는 당연한 듯 무시되고 있다.
  2011년 실시한 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 설치 장소는 비자림야영지 안이 아니라 주변지역과 제주대학교 주변, 저지리 등이 제시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비자림야영지 내로 바뀌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조사한 연구가 무의미해졌으며, 또한 도의회(복지안전위원회)에는 보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해 11월, 2013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환경성질환예방?관리센터) 심의에서는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관리운영주체를 일원화하여 상임위원회에 보고한 후 추진토록 부대조건을 달고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조치도 없이 추진되고 있으니 도의회 조차도 무시되고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외에도 청소년수련원 폐기는 도내 청소년은 물론 청소년단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나 공청회 또한 없었으며, 한쪽에서는 청소년수련시설을 없애면서 또 한쪽으로는 구좌읍 세화리에 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올해 청소년수련시설인 청소년문화의집을 건립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결국 도정의 과욕(過慾)과 불통(不通)이 청소년복지시설을 없애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행정으로 불신(不信)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야영지 내에 설치하는 이유를 밝히고, 도민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 후 추진하는 도정이 되길 바란다.


신 영 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복지안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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