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당신 밥상 차려야 하는 데.”아침 한나절 텃밭에 잡초를 뽑는 일이 일상이 된 여름 어느 날, 산행에서 돌아온 남편이 점심을 달라고 하자 땀범벅으로 지쳐있던 내가 불쑥 말했다. 뜻밖의 소리에 기습을 당한 듯, 멍하니 쳐다보더니 겨우 한다는 소리가“당신은 밥 안 먹어?” “당신 식성에 반찬 만드는
조선은 철저한 유교의 나라였다. 불교국가이던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세워지면서 대대적인 억불(抑佛)시책이 이루어졌다. 불교는 산속으로 들어간 숨은 종교가 되고 말았지만, 유교는 지속적인 숭유배불(崇儒排佛)정책에 힘입어 최대의 융성기를 맞게 됐다. 유교는 사실상의 국교로 전면에 등장해 조선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
지금 한국 사회는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 아니 그 함정에 빠져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경제가 성장한 만큼 사람들의 행복감은 늘지 않는다는 경제이론이다. 미국 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 주장한 개념이다. 경제가 성장해도 행복하지 않은 함정, 그곳에서 과감하게 탈출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좋은 사회로 나아갈
올해는 한가위가 이르다. 덕분에 더위를 많이 타는 아들들에게 한복을 입히는 일은 물 건너간 것 같다. 전통을 익히는 즐거움을 의복으로 가르치는 일은 어렵게 되었지만 형식보다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뿌리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어른끼리 애들끼리 따로 놀지 말고 함께 모여 수다를 떨면서 말이다. 족보 검사를 하라는 게 아니다. 조상에 대해
최근에 도시 형태가 갖추어지고 있는 제주 아라 지구 도시개발 사업지구에서 산책을 했다. 틈이 나고 몸에 무리가 없으면 다니는 일상이었다. 아직 집들이 띄엄띄엄 서 있는 시가지의 새 길을 이용했다. 우선 4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조심스럽게 건너갔다. 산책할 수 있는 길은 여러 곳에 있어서 가끔은 이 길로 갈까 저 길로 갈까 선택하는데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할
이상기후인가. 여름 기운이 꺾이는 처서가 지났는데 무심하게도 장마기운 가득하다. 많은 비가 쏟아져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해 버린 지역도 있다. 날벼락 같은 침수피해로 추석출하를 앞둔 피해농가는 허탈할 뿐이다. 자연의 변화무쌍함에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대적하기 힘들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농심(農心)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가 녹아 들어가 있다.
제주시내를 걸어 다니다보면 공사장의 펜스나 CD단말기 부스 혹은 시내버스 정류소에서도 흔히 접하는 ‘해올렛’이라는 제주시 농특산물 브랜드를 볼 수 있을 것이다.우리가 흔히 접하는 ‘해올렛’이 ‘2014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착한 브랜드 대상’ 선정행사에서 지역공동브랜드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해마다 음력 8월이면, 산과 들에는 예초기로 무장한 벌초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추석을 맞아 묏자리에 무성히 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조상의 묘를 돌보기 위한 목적이다. 벌초를 할 때에는 야생진드기, 말벌, 뱀 등 온갖 위험들이 있지만, 조상을 생각하는 우리네 마음을 멈추진 못한다. 특히 제주에서는 벌초에 대한 정성이 그 어느 지역보다 강하게 드러난다.추석보다
정말이지 아이들 키우는 집치고 책 없는 집이 없다. 어지간한 집들은 작은 도서관을 꾸밀 만큼 다양하고 많은 책을 구비하고 있다. 물가가 오르고 월급이 적어도 아이들 교육에 필요한 거라면 눈물겹게 노력하는 우리나라 부모님들, 그런 어른들이니 책은 과자처럼 먹고 없어질 것도 아니고, 한 번 사 놓으면 두고두고 애들 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사주고 싶어 한다. 하지
“‘개발’이라는 말은, 그 용어 자체가 제기하는 과정에 해당하는 신학적 문제점들을 모호하게 만들고 일정한 한계를 설정한다. 그에 비해서 ’해방‘이라는 용어는, 역사 안에서 인간이 갖는 위치와 활동에 영감을 주는, 성서적 근거를 발견하게 된다. 성서를 보면 그리스도는 해방을 가져온 분으로 등장한다.&rdq
민족의 성웅 이순신이 영화 ‘명량’을 통해 돌아왔다. 그의 애국심과 애민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그만큼 이 나라는 감동이 필요한 시대이지 싶다. 그런데 이순신이라는 대단한 인물 외에 우리가 임진왜란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우리사회가 역사에 대해서 아주 단적인 면들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역사적
우리는 누구나 겸손함을 인생의 덕목으로 칭송하고 편애한다. 겸손한 사람 곁에서는 편안함과 따듯함을 느끼는 까닭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한국에서의 행보는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의복은 비록 바티칸의 직함과 권위를 상징하여 근엄했지만 그분이 보여준 맑은 얼굴, 밝은 미소는 천진하고 순수해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하고도 남았다. 내면에서 비쳐오는 겸손의
정의. 바를 정(正)자, 옳을 의(義)자. 참 좋은 단어이다.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정의를 지키려 싸운다” “정의를 위해서는 목숨도 바친다”는 말을 수없이 듣고 배우며 자라났다. 더구나 6·25가 한창일 때 초등학교를 다녔기에, 당연히 정의는 우리의 편이며 그래서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r
난 오늘도 아이들에게서 감동을 돌려받는다. 미소가 절로 일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불과 서너 달 전에 연습실 문 앞에서 들어오느냐 마느냐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민우 녀석이 지금은 ‘신세계 교향곡’의 멋진 멜로디를 홀로 내고 있다. 기웃거리는 녀석을 붙잡고 이유를 물었더니 악기를 배우고 싶은 데 학원시간과 겹쳐서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 일곱 살 아들은 글씨를 쓰고 읽을 줄 안다. 그러나 스스로 책읽기를 싫어한다. 글씨를 읽을 줄 알면 단어를 읽으리라. 문장을 파악하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리라. 그렇게 간접적이나마 인간의 삶을 경험해 지혜를 얻고 종래에는 세상을 사랑하리라고 나는 기대했었다. 기대를 저버리기엔 아직 어리지만 컴퓨터에 열중하고 자기 힘으로 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 걸 방치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막상 자기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는 정확히 잘 모른다. 왜냐하면 행복을 판단하는 기준과 범위가 다양하고, 그리고 내용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들 사이에서도 행복에 대한 견해들을 다르게 피력하는 경향이 있다. 행복은 개인의 심리적 감정으로 지각하고 인식하
민선 6기 도정출범에 즈음해 제주의 미래모습을 제시하고, 그 실천전략을 수립하기 위한’제주미래비전계획’수립용역을 추진키로 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제주미래비전은 일정한 시간의 범위를 정해서 이를 구체화할 전략이 수반되어야 하고, 제주자치도의 적극적인 실천노력과 행동이 따를 때만 실현가능한 것이자 소위 &ls
집 비웠다가 오랜만에 보는데 나무와 꽃들은 어린 애들 마냥 조잘조잘 솔직하게 말하였습니다. 통제 간섭 안 받아 사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입니다. 아저씨가 어쩌다 판단을 잘못하면 상체가 잘려나갔고 전신이 뽑혀나기도 했으며 수난 당했다 했습니다. 우리는 고달프고 슬펐다 했습니다. 나는 귀담아 잘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고지식해서 일방적인 고집으로 인해 내
변화와 혁신을 공약한 제주교육의 새로운 수장 이석문 교육감호가 출범한지 달포가 지났다. 그는 취임사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경쟁과 서열 중심의 문화를 협력과 배려의 교육문화로 돌려놓아야 하고, 관료 중심의 권위적인 교육 구조를 과감히 타파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사실 그의 변처럼 아이들의 행복은, 좋은 정책과 제도에서만 오는 것
성조숙증은 사춘기 현상이 여아에서는 8세 이전에 남아에서는 9세 이전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성조숙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사춘기 현상에는 여아의 경우 젖몽우리의 발생이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며, 남아인 경우 성기의 길이와 굵기가 증가합니다. 게다가 이차성징의 조기 출현이라는 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성장과 심리적인 문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리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