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호가 만난 제주체육 유망주...'리틀 철인' 강지웅
입문 14개월만에 '우수 꿈나무'에 발탁

▲ 강지웅선수.
장장 9시간 동안 세 가지 종목(수영(3.9km)과 사이클(180km), 마라톤(42.196km))을 쉼 없이 치러야 하는 ‘철인3종’. 극한의 지구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이 경기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인류 최극한의 스포츠 중 하나다.

체력의 한계를 극복,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철인3종’의 매력에 푹 빠진 ‘리틀 철인’ 강지웅(제주제일중 3)을 만났다.

성인대회에 비해 거리(수영 400m, 사이클 10km, 마라톤 2.5km)가 좀 줄었을 뿐 아직 어린 선수들에게 철인 3종은 분명 힘든 종목이다.

“철인 3종은 자신의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그 솔직함이 저를 이 종목으로 이끌었습니다” 철인3종의 매력을 설명하는 ‘리틀 철인’의 모습에서 진솔함이 느껴졌다. 

지웅이는 지난 3월 충남 천안에서 치러진 듀애슬론(사이클․마라톤)대회에서 학생부 1위와 전체(동호인 포함) 3위에 올라 대회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운동시작 1년 2개월 만에 일이다.

지난해 1월 운동을 먼저 시작한 친구의 권유로 철인3종에 입문한 지웅이는 지난 17일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이 선발하는 ‘우수꿈나무선수’에 발탁됐다.

지난 5월 전국소년체전 10위 이상의 성적을 올린 선수 중 대회 성적(30%)과 기초체력(30%), 연맹의 추천(30%)으로 선발된 ‘리틀 철인’은 모두 12명(남․여 각 6명). 지웅이는 당시 7위에 입상했지만 연맹의 객관적인 평가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내년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2014 하계유스(14~18세)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오는 29일부터 2주간 서귀포 동아마라톤센터에서 강화훈련을 갖는다.

이번 훈련에 제주선수 중 유일하게 참가하는 지웅이는 “더 집중력을 갖고 성실히,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겠습니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남녕고)하는 최근 고민이 많다. 자신의 약점인 수영을 고교 진학 전까지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

거리가 짧은 학생부의 경우 수영 기록에 따라 전체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웅이는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수영 기량을 올리기 위한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체전을 앞두고 제주실내수영장에 대한 보수․보강 공사가 진행되면서 수영 동호인들이 지웅이가 훈련하는 사라봉 수영장으로 몰려, 훈련에 어려움이 많다.

장거리 연습을 해야 하는 지웅이는 ‘물 반 사람 반’인 수영장에서 매일 사람들을 피해가며 훈련하고 있는 것. 때문에 “여기서 훈련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핀잔을 듣는 것도 지웅이에겐 일상이 됐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지원도 없지만 “한국최고의 ‘아이언맨’이 되겠다”고 다짐한 이상 여기서 운동을 그만 둘 수가 없다는 게 지웅이의 생각이다.

지웅이는 “지난해 레이스를 마치고 너무 힘들어 어머니에게 ‘공부가 제일 쉬운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운동이 너무 좋습니다. 멋있잖아요”

아직 전용훈련장도 선수(도내 6명) 부족하지만 한국 최고의 ‘아이언맨’이 되겠다는 '리틀 철인'은 오늘도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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