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무원노조·새누리당 내부서도 비난
우 지사 “집에서만 일해야 하나” 행보 계속

[제주매일 이정민 기자] 6·4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가운데 차기 도지사 선거에 출마가 유력한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일선 읍·면·동 현장 방문이 관건 선거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도지사의 연두방문은 양 행정시 방문 형태로 이뤄졌으나 지난달에는 직접 읍·면을 찾은데 이어 이달에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일부 동(洞)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근민 지사와 같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올해 지방선거에 제주도지사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김경택·김방훈·양원찬 예비후보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직 지사의 읍·면 연두방문 등을 예로 들며 “관건 선거 의혹을 불러일으키면서 새누리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근민 지사에게 “관권선거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우 지사의 읍·면·동 방문이 ‘생활 도지사’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닌,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전 포석’이라고 보는 것이다.

또 지난 5일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본부장 전익현)에서 “우 지사의 읍·면 연두방문 이후 행정시장들이 동 지역 연두방문을 계획했지만 갑작스레 우 지사가 몇몇 동까지 확대 방문 계획을 알리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텃밭마저 내주면서 위축된 행정시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손톱 밑의 가시 하나 제거에도 도지사에게로만 몰릴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도지사 만나기가 수월하겠지만 결국 우리 스스로 만들어버린 제왕적 도지사 면담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15일에는 민주당 제주도당이 “‘불통 도정’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우 지사가 소통 강화 목적을 내세우며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읍·면·동 순방에 나선 것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며 “순수성을 의심받는 연두방문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처럼 각계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우 지사는 계획된 현장 방문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우 지사는 6일 기자단과 가진 오찬에서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관권선거 의혹에 대해 “그러면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냐. 언제는 민원 해결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이제는 한다고 뭐라고 하느냐”고 일축했다.

한편, 우 지사의 동 지역 방문은 이날 서귀포시 대천·대륜동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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