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제리전 분석 중…알제리 강력한 역습 경계해야"

(쿠이아바=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족집게 같은 해설로 뜨거운 주목을 받는 이영표(36) KBS 해설위원은 '예언'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이 위원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공항에서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내가 신묘한 능력이 있는 게 아니다"며 "그런 오해는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내놓는 자신의 해설은 시청자들을 위한 분석적 안내이며 신묘한 능력의 발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예언 능력이 있는 게 아니라 '예측'"이라며 "예측 결과를 볼 때도 적중한 것보다 틀린 것이 많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설자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시청자를 위해 일어날 일을 한 발 앞서 예측해 설명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의 장단점, 선수들의 특성, 당시 상황을 보면 나뿐만 아니라 운동을 한 사람들은 모두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영표 위원은 스페인의 참패, 러시아전의 경기 양상, 이근호의 득점 등을 줄줄이 알아맞혔다.

축구 팬들은 이런 사실에 큰 관심을 두고 그에게 '초롱도사', '이작두' 등 역술가를 연상시키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 위원은 팬들의 호응에 감사를 표현하면서도 '예언 능력'과 관련한 오해는 풀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프로그램 코너의 하나인) 결과 예상은 재미로 하는 것이고 실제로 중점을 두는 것은 친절하고 정확한 안내"라고 강조했다.

팬들은 예언했다고 높이 평가하지만 자신은 틀렸다고 보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몰락을 예언했다고들 하시는데 제 말의 진짜 의미는 스페인이 16강이나 8강에서 탈락해 4강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강팀이기 때문에 4강에 가지 못하더라도 '몰락'이라는 말이 쏟아질 게 분명했지요. 1-5 대패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틀린 것이지요."

이 위원은 오는 23일 한국과 알제리의 사활을 건 H조 2차전을 앞두고 다시 정밀 분석을 시작했다.

그는 분석을 시작한 지 아직 오래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다만 한국이 경계해야 할 알제리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매우 빠른 역습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여러가지 공격 형태 중에 알제리는 역습이 강력하다"며 "알제리의 전체 득점에서 역습 골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알제리는 전체 선수가 빠르다"며 "한국이 공을 빼앗겼을 때 진짜 빠르게 움직일 선수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알제리전을 앞두고 가장 주목되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는 "(예언처럼) 본의와 달리 해석되는 수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한국 역대 최고의 풀백으로 꼽히고 있으며 2002년, 2006년, 2010년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뒤 작년 말에 은퇴했다.

이 위원은 오는 20일 일본-그리스전, 21일 이탈리아-코스타리카전, 23일 한국-알제리전, 25일 이탈리아-우루과이전, 27일 한국-벨기에전에서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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