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전서 문제 없었다"…선발진 변화 질문에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

빅매치에서 빛나던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의 골 결정력이 여전히 신뢰를 받는 것으로 관측됐다.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3차전을 하루 앞두고 26일(한국시간)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홍 감독은 "우리의 전체 밸런스를 볼 때 박주영의 경기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며 "공격적인 부분을 따지면 우리(전체 선수들)가 찬스를 못 만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경기(알제리전)를 볼 때 찬스를 만들지 못한 것보다 더 큰 점은 수비가 실점을 너무 쉽게 허용한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박주영이 그 가운데서 균형을 잡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국내 최고로 평가되는 박주영의 골 결정력이 기회가 뒷받침되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해석된다.

박주영은 러시아, 벨기에와의 H조 1, 2차전에서 슈팅이 한 차례에 그쳐 스트라이커로서 초라한 면모를 노출했다.

전방 압박에서는 양호한 플레이를 펼쳐 '수비형 스트라이커'라는 냉소적인 말까지 듣고 있는 상황이다.

박주영이 고비에서 터뜨리는 한방은 그간 한국 축구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았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골을 터뜨려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도 박주영은 일본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에 사상 첫 메달을 선사했다.

현재 박주영의 낮은 슈팅 빈도를 놓고 여론의 분위기는 대체 공격수를 검토하라는 촉구 쪽으로 흐르고 있다.

홍 감독은 벨기에전에 선발로 출격할 공격수들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언급을 피했다.

그는 '선발진에 변화를 주느냐'는 질문에 "오늘 (마지막) 훈련이 끝났으니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선수 구성이나 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과 관련해서는 다소 민감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반응을 보였다.

홍 감독은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감독이 어떤 날은 좋은 감독이다가 어떤 날은 '조기축구 감독'만도 못한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홍명보호는 공격수를 구성하는 데 딜레마에 빠졌다.

간판 골잡이 박주영은 철저히 침묵했으나 조커 이근호(상주 상무), 김신욱(울산 현대) 등은 오히려 호쾌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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