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철훈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와 김태환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연령에서 50대와 60대로 갈린다.

진 후보는 50대, 김 후보는 60대이다. 공직 경험에서는 김 후보가 연륜이 길다. 둘 다 20대부터 공무원을 했으므로 아무래도 50대의 진 후보가 경험이 짧을 수 밖에 없다.

진 후보는 서울에서 서울시 국장을 지냈다. 2000만 서울시의 주택국장을 역임 한 것은 대단한 경력이다. 그러나 진 후보는 도민들에게 다소 생소하다. 이른바 참신성을 주면서도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도민 검증이 안 돼있다는 얘기이다.

김 후보는 관선 남제주군수, 제주시장, 정무부지사, 민선시장을 두로 거쳤다. 제주토박이로 제주도의 행정에 잔뼈가 굵어 있다. 김 후보는 웬만한 도민이면 이름을 기억한다. 이름이 전도에 걸쳐 널리 알려져 있다. 김 후보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철저하게 도민들의 검증을 받아 있는 상태이다.

이런 이력만으로 도지사 선거는 결판이 나지 않는다. 도지사 선거는 50대의 참신성과 60대의 경륜만의 대결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도지사 선거는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여러 변수들이 늘 따라다니며 당락을 저울질 하는 게 보편적 현상이다. 물론 정책공약도 당락의 주요한 변인(變因)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이른바 열린우리당 도지사 후보경선에서 제기됐던 우근민 전 지사의 개입여부다. 만일 우 전지사가 어느 후보를 밀려고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이에따른 반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 전지사의 사조직들이 동원되면, 이에 대항하는 ‘반우(反禹)세력’들의 결집을 불러일으킬 것이 틀림없다.

이런 현상은 ‘우 전지사의 수렴청정 논쟁’에서부터 현재 제주도정의 ‘청렴성 논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도민들은 만일 우 전지사의 개입 영향을 받아 특정 후보가 당선되면 도정은 우 전지사의 영향아래서 운영될 것으로 볼 것이다. 우 전지사의 권력의 연장으로 보는 견해도 물론 있을 것이다.

이런 결과는 조직과 예산의 운영 등 도정의 전반적 변화를 바라는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구도에서 당선된 도지사는 도민들의 ‘전비(前非)의 광정(匡正)’ 욕구를 허물어 버림으로써 먼저 그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 뿐 아니라 제주도를 위험한 처지로 까지 몰고 갈 우려마저 있다.

여기서 주장하는 것은 결국 ‘공정성’이다. 어느 후보가 능력은 별개로 치고, 더 공정한가에 대한 평가가 재선거의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공정하다는 얘기는 지나온 이력이 깨끗하고, 공사를 분명히 하고, 모든 도민에게 공평하다는 얘기와 같다.

지금까지의 도정은 ‘비선(秘線) 조직’에 의해 불공정한 게임을 해왔다고 평가한다. 그 결과 겉으로는 도민 통합을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동지’와 ‘적’의 절대적 구분 속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

그 ‘비선의 경계’에 접근 못한 수많은 공무원들이 옷을 벗거나 승진연한이 되고 남아도 승진은커녕 한직으로 밀려났다. 선거 운동을 해준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명분을 붙여 거액의 예산지원 등 특혜가 돌아갔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국물’도 없었다. 불공정성의 극치를 보여준 셈이다.

도지사 재선거의 제1의 감상법은 지금까지의 ‘낡고 무기력한’ 도정과 인연을 끊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둘째는 어느 후보가 만인에게 공정할 수 있는가이다. 무지하게 어려운 감상의 기준이지만, 그 후보의 주변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벌써 이에대한 평가들이 도민사회를 풍미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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