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4> 태선갈비 박종선 대표

▲ 손님에게 제공할 고기 손질작업을 하고 있는 박종선 대표.

도내 아너소사이어티 5호

설거지서 시작 식당업 성공

착한가게 등 나눔활동 ‘앞장’

 

 

“저는 손님에게서 받은 걸 그들을 대신해 전달하는 심부름꾼에 불과합니다.”

박종선(55) 태선갈비 대표는 자신의 ‘기부관’을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5호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박 대표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요식업계에서 성공한 식당 업주다. 제주시 이호동 출신인 그는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10대 후반에 홀로 서울로 가 식당에 취업했다. 그것이 계기가 돼 40년 가까이 요식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

그는 “상경했을 때 식당에서 먹고 자면서 설거지 일부터 했다. 당시는 고무장갑이 없어 겨울철에 맨손으로 찬물에 그릇을 씻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그 고통을 상상도 못할 것”며 “그 때 고생이 오늘의 행복을 있게 한 것 같다”고 고생담을 털어놨다.

박 대표는 주방장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우다 24세 때 요리사자격증(한식)을 취득했다. 이후 제주로 내려와 호텔 요리사로 일했다.

그가 ‘나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1년 조리사협회 지부장을 맡으면서 부터다. 단체의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의 보람’을 알게 되면서 기부 습관이 몸에 베이게 됐다고 한다.

박 대표는 호텔요리사를 그만두고 1996년 제주시 이도1동에 갈비집 태선갈비를 창업했다.

개업 후 3년 반 정도는 장사가 안 돼 어려움을 겪었으나 돼지등갈비와 양념갈비 맛이 입소문을 타 손님이 몰리면서 식당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박 대표는 5년 전 분점(태선갈비 일도점)도 열어 현재 식당 2곳을 운영 중이다.

사업이 잘되면서 그의 기부활동도 활발해졌다. 박 대표는 공동모금회의 ‘착한가게’ 캠페인에 본점과 분점이 모두 동참해 매월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또 매월 10개소의 사회복지기관에 양념갈비 등을 기탁하고, 매월 한 두 차례 경로당을 찾아 독거노인 등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등 나눔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그는 자식에게도 기부를 권하고 있다. 아들 박태준 씨는 2008년 12월 군대를 제대하며 군생활 중 모은 월급 전액(244만원)을 공동모금회에 기탁하는 등 대를 이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부문화 확산 방안에 대해 “기부는 단돈 1000원이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치원·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이 안정되고 주방장까지 있지만 그는 여전히 고기 손질작업을 직접하고 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기부 활동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한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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