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재보선 2일을 남겨 둔 시점에서 두 가지 선거변수가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는 공무원 선거개입이다. 다른 하나는 네가티브 선거운동이다. 공무원 선거개입 문제는 이미 시비가 일고 있다. 더불어 신관권(新官權) 선거 시비도 얹혀 있다.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막판 판세 속에서는 언제나 ‘베팅’의 성격을 띠며 나타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되고 보려는 후보의 다급한 마음과 “당선 되면 공(功)을 차지하고 그 반대면 집에라도 가겠다”는 ‘올 오아 낫싱(all or nothing)’의 공무원의 심리가 맞아 떨어져 이뤄지는 게 흔한 현상이다. 특히 공무원 선거개입은 지금까지 기득권을 누려 왔던 세칭 ‘정치공무원’들에 의해 자행된다.

우리가 흔히 권력의 주변에서 봐 왔듯이 새로운 권력이 들어서려고 할 때 불안공포의 심리를 드러내는 쪽은 낡은 권력의 주변에 기생하며 온갖 못된 짓을 일삼았던 자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또는 저지른 죄를 은폐하기 위해 ‘후계 권력’을 세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새로운 권력에 빌붙어 그 권력의 힘을 균점하려는 게 속성이다. 이런 기도(企圖)에서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이뤄진다.

이번 선거 막판에 이미 시비가 제기되고 있는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이 어떻게 이뤄지느냐 하는 것은 선거막판 판세를 좌우할 중요 관전 포인트다. 뒤집어 말하면 선거에서 엄정한 중립을 지키도록 법에 명시돼 있는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문제가 공명선거의 잣대가 되는 셈이다.

선거 종반 떠오른 네가티브 선거운동은 이번 선거 막판의 중요 변수다. 선거운동에서 네가티브 욧법은 ‘비상(砒霜)’과도 같다. 잘 쓰면 획기적 ‘치료효과’를 가져오지만 잘못되면 오히려 자신이 죽게 된다. 특정 후보에 대한 네가티브 욧법은 마지막 비방(秘方)인 셈이다.

열린우리당 제주도 세 국회의원이 어제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를 향해 병역기피 의혹과 현대텔콘 사건, 탑동 장학금 미해결 문제를 들어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지금까지 김 후보를 상대로 간간히 이 문제들을 내비쳤다. 어제 사퇴요구는 이 전략의 ‘완결판’으로 보인다.

공무원 선거개입은 법의 유린이다. 공복인 공무원들의 선거개입은 그들 스스로가 그들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공복(公僕)임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철저히 따지고 규명돼야할 문제다.

네가티브 선거운동은 유권자들이 판단할 사항이다. 물론 후보자 끼리 진실이냐, 허위냐의 규명이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이 ‘인식’하고 수용여부를 결정할 사안이다. 허위일 경우 법에 따른 제소도 가능하지만 선거 2일을 앞두고는 진위를 판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유권자들은 이에 따른 여론을 살피고, 자신의 관점에서 이를 판단해야 한다. 이미 세 국회의원이 던진 이 문제들에 대해 도민사회가 찬반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것이 막판의 선거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가가 눈을 치켜뜨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네가티브 선거전략은 잘 하면 먹혀들어 가지만, 잘못 되면 역풍을 맞아 되레 당하게 되는 습성을 가진다. 인신공격성의 네가티브 선거운동이 먹혀 들 것인가, 역풍을 맞을 것인가가 선거 막판의 마지막 변수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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