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제주교육 어젠다] (4) 유아교육

▲ 지난 3일 제주도교육청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제70주년 제주4.3추념일 담화문 발표 회견에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세종시의 유아교육 지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도내 5~7세 아동 공립유치원 재원율 10% 초반
전국 350개 단설유치원 제주엔 한곳도 없어 

공립유치원은 시설의 형태와 원장에 따라 단설유치원과 병설유치원으로 나뉜다. 이 중 단설유치원은 독립된 유치원 건물을 사용하고,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육 공무원이 원장을 맡는다는 점에서 병설유치원보다 높은 교육의 질을 담보한다.

제주는 전국(350여개)에서 단설유치원이 한 곳도 없는 유일한 지자체다. 도내 취원 연령 아동(5~7세) 1만9736명 중 공립유치원(병설)에 다니는 아동은 14%대(2818명, 2016 교육통계)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구가 가장 밀집한 제주시 동지역의 경우 이석문 교육감 취임 이후 병설유치원 취원 연령 7세 제한 정책을 펴면서 유아들의 교육기관 선택의 폭은 한층 좁아졌다. 

때문에 제주지역 일각에서는 유아교육 정책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의회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도민 60%, 전문가·공무원 집단 65%가 ‘단설유치원 설립’에 찬성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0%대였다.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교육위원회)은 단설유치원 설립을 위한 도민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여러 의원들이 유아교육 정책의 변화를 제주도교육청에 강도 높게 촉구하고 있다.

2014년 이석문 교육감 취임 당시 유치원 교사들도 제주희망교육준비위원회에 단설유치원 설립을 포함한 ‘제주공립유치원 발전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주교육청은 입학 경쟁이 있는 제주시 동지역의 경우 취학을 앞둔 7세에게 우선 입학권을 주자는 입장이다. 병설유치원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단설유치원이라는 독립 유아교육기관을 두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아울러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공립유치원의 부족은 아이들에게 교육권을 제약하는 것은 물론,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림으로서 제주 유아교육의 발전 동력을 낮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제주는 단설유치원이 없는 전국 유일한 지역일 뿐만 아니라, 17개 시도교육청 중 유아교육 전공 장학관이 미배치된 소수 지역 중 한 곳이다. 교육지원청 유아교육팀에도 유아교육 전공 장학사가 없다. 제주 유아교육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규모의 병설유치원이 대다수이다 보니 1급 정교사에서 원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매우 적다. 

반면 37개의 단설유치원에서 지역 해당 연령대 원아의 70%를 소화하고 있는 세종은 유아교육의 선진지역으로 각광받으며 제주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제주4·3 70주년 추념식 참석차 제주를 찾았던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교육에서 더 수준 높고 평등한 유아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면서 “세종시의 경우 2019년에는 숲유치원을 만들어 놀이중심의 새로운 유아교육의 방향도 시도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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