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동굴에서 발견한 통일신라시대 해상교역의 흔적

2009~2010년 진행한 발굴조사 결과 정리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이 제주용천동굴 학술발굴조사 보고서인 ‘제주용천동굴유적’을 발간했다.

제주박물관은 개관 이후 제주지역 유산을 조사해 기록하는 작업을 정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학술조사총서 열두번째 기록물이다.

용천동굴(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1837-2)은 2005년 5월, 도로 전신주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됐다. 이 동굴은 거문오름용암동굴계의 일부분으로 인근에 위치한 만장굴-김녕굴-용천동굴-당처물동굴로 이어지는 대형 동굴계에 속한다.

약 20만년에서 40만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형적인 용암동굴로 내부는 탄산염광물로 이뤄진 동굴생성물이 성장하는 석회장식 용암동굴에 속한다. 이처럼 용암동굴 내에 탄산염생성물이 다양하게 발달된 경우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경우로 알려진다.

당시 내부에는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용암종유, 용암석순, 용암롤 등이 분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용천동굴은 2006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466호)과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번에 발간된 용천동굴 학술조사보고서는 제주박물관이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두 차례 걸쳐 진행한 동굴 내부 학술조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2차에 걸친 발굴조사에서는 총 61개 지점에서 통일신라시대의 토기와 철기, 동물뼈, 패각, 목재, 숯과 재 등이 발견됐다. 병과 단지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8세기 무렵 제주와 한반도 남부의 해상교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유물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숯은 기원후 420~820년, 패각은 240~440년대의 것으로 추정됐다. 용암동굴은 출토 토기류의 편년을 통해 늦어도 9세기를 전후해 폐쇄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제주박물관 측은 “용천동굴이 제주 자연유산의 가치뿐만 아니라, 탐라시대 후기를 전후한 제주의 역사를 재조명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꼽을 수 있다”고 의미를 밝혔다.

보고서는 총 300쪽 분량이다.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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