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도민연대 옛 대구형무소 터 등 희생 지역 순례 진혼제 봉행
수형인명부 등재보다 많아…도민연대조사 33명 문건 추가 확인

제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대표 양동윤)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4·3당시 제주도민 ‘561명’이 수감됐던 옛 대구형무소 터와 인근 희생 지역을 순례, 희생자의 위패를 진설하고 진혼제를 봉행했다.

대구형무소 수형희생자 수가 1999년 9월 14일 공개된 4·3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528명이 아닌 561명이라는 근거는 1948년 1차 대구에서 군사재판 당시 30명, 목포형무소에서 형량을 받고 대구교도소로 이감된 204명, 1949년 2차 군사재판 대구형무소 기재된 294명 등 총 528명이지만, 최근 도민연대가 일반재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해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던 33명의 4·3 수형인의 문건을 추가로 확인한데 따른 것이다.

도민연대는 “군사재판에 연루된 528명과 일반재판으로 진행된 33명을 합하면 4·3당시 대구형무소 수형 희생자는 561명”이라며 “정부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대구형무소에 수감희생자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순례에는 대구 형무소에 수감됐던 현우룡(95)·오영종(90) 제주 4·3 수형인 생존자도 동행했다. 이들 할아버지는 생존자이기 때문에 희생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4·3 수형인 생존자인 오희춘 할머니(87, 전주교도소 수감)·박동수 할아버지(87, 인천 형무소 수감)도 함께 했다.

5일 오전 4·3 당시 가창골짜기(가창댐)희생자 진혼제가 봉행됐다. 이 장소는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초 대구형무소 수형자 1402명이 군경에 의해 끌려가 사살된 장소로 박동수 할아버지가 대표로 초혼문을 읊으며 4·3 영령의 넋을 달랬다. 현우룡·오영종 할아버지는 옛 기억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제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가 5일 오전 4·3 당시 가창골짜기(가창댐)희생자 진혼제가 봉행했다. 4·3 수형인 생존자와 도민연대 관계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이어 옛 코발트광산으로 이동해 진혼제를 봉행했다. 경산 코발트광산은 6·25 한국전쟁 전후 국가 공권력에 의해 민간인과 재소자가 국군에 의해 학살된 이후 폐광 갱도에 집어던져진 장소로 당시 3500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 위령탑에는 127명의 민간인 희생자 명단이 기록돼 있지만, 제주 4·3 희생자 명단은 없다.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희생자가 1600여명으로, 이중 제주 4·3 희생자도 상당 수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민연대는 다음날인 6일 오전 대구형무소 터를 찾아 제문을 올렸다. 형무소 터는 현재 삼덕교회 등이 들어섰다. 대구형무소는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사건을 주도했던 이원록 시인이 복역 도중 자결한 곳이다. 이 시인은 복역시절 수인번호 ‘이육사(264)’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삼덕교회 내에는 이 시인을 기리는 이육사의 벽과 대구형무소 배치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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