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노리, 이은주 조각 초대전

‘보이면 보이는대로’ 12월 9일까지

고개를 숙이고 다리에 힘이 빠진 듯 털썩 주저앉은 남자, 삶에 지친 듯 힘없이 누운 여자, 쪼그리거나 엎드려 신음하는 사람들.

갤러리노리(대표 김은중)가 지난 24일부터 오는 12월 9일까지 이은주 작가 초대전을 열고 있다.

흙을 매체로 한 이 작은 소조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나타내고 있다. 매우 위태롭고 불안하게 보이는 형상은 현실세계에 사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살아가며 겪거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감정이다. 괴로워하는 몸부림조차 불편함보단 위안과 공감의 감정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상투적으로는 불안한 현대인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흙덩이를 주무르며 끊임없이 자기 경험과 감정을 파헤쳐 만든 자기고백의 형상이며 작가 자신의 일기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시의 주제는 조각의 형상에 집중해달라는 듯 ‘보이면 보이는대로-Beyond Seeing’를 내걸었다.

이은주 작가는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회화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2006년 제주로 이주해 흙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놀랍게도 쉰을 넘긴 작가의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이명복 디렉터는 “대학시절 작가의 거칠고 시원하고 강렬한 목탄소묘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조각을 작업하는 그녀의 새로운 발돋움이 반가울 따름”이라며 “그만큼 작가 자신의 오랜 경험이 묻어난다”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문의=064-77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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