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이 2020학년도 적용을 목표로 추진 중인 특성화고 경쟁력 강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취업률이 낮고 진학률은 높은 기형적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학과 개편이 핵심인데, 개별 학교TF만으로 혁신안이 도출될 지 기대와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이석문 표’ 고교체제개편의 상징이던 성산고 국립 해사고 전환은 정부 예산에 미반영되면서 최근 실패로 돌아갔다. 도교육청은 ‘삼수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제주지역 특성화고 평균 취업률이 20% 내외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성화고 학과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학교단위 TF와 도교육청 TF가 가동 중인 상태로, 이달 내 각 학교가 학과 개편 안을 포함한 중기계획안을 제출하고 내년 4월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면, 도교육청이 내부 협의와 특성화고지정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6월까지 최종 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결정된 안은 2020학년도 입시 분부터 적용된다.

도교육청은 이번 학과 재구조화작업을 통해 각각의 특성화고를 학생들이 꿈과 소질에 맞는 전문기술학교로 탈바꿈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학과 재구조화 대상 학교는 제주고, 제주여상, 한림공고 등 6개 특성화고와 제주중앙고, 영주고, 성산고 등 특성화과가 있는 일반고 3개교다.

문제는 이번 재구조화 작업이 각 학교가 제출한 중기계획안의 범위에서만 이뤄질 예정이어서 특성화고 체질 개선에 가시적인 효과를 낼 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 발전 방향은 교사와 주민,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학교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이번 개편 작업은 학교에서 제출한 안을 중심으로 검토,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도의회 등 교육계 안팎에서 특성화고 정원 감축,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파격적인 학과 개편 등 강도 높은 변화를 주문한 것을 감안하면 학교별 TF로는 변화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이석문 표 고교체제개편의 상징이던 성산고 국립 해사고 전환은 기획재정부 반대로 국회에 제출할 해양수산부 예산안(57억3900만원)에서 삭제되면서 최종 불발됐다.

2015년 해양수산부 국립 해사고 설치령 개정안 입법예고 후 기재부에 의해 추진이 유보된 이후 두 번째다. 도교육청은 다시 ‘삼수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기재부가 여전히 부산, 인천 해사고 정원 증원 안을 고수하고 있고, 그러는 사이 성산고는 시설 지원, 학과 개편 작업 등이 답보 상태에 놓였다.

한편 2019학년도 입시에서는 서귀포산업과학고와 성산고가 정원에 미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