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 머리를 다쳐 지적장애를 안게 된 이승일(29) 씨에게는 책을 읽고 자연으로 나아가는 일상이 곧 치료다. 사진 찍는 엄마를 따라 6년간 제주중산간 마을을 다니던 그가 3년전 엄마가 쓰던 카메라를 건네 받고는 그 길 위에서 카메라와 노는 게 전부가 됐다. 엄마는 아들이 찍은 사진을 버릴 수 없어 폴더에 차곡차곡 넣었다.

이번 사진 시집에는 그 중 괜찮은 사진을 고르고 길 위에서 만난 하늘, 올레, 할머니, 꽃들의 소식을 운율의 박자에 맞춰 함께 엮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느릿느릿 저자의 걷는 속도에 맞춰 만난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총 36편의 시와 44컷의 사진에서는 소박한 제주마을의 풍경과 정서를 느낄 수 있다. 한그루·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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