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맞는다"는 말이 있다. "호흡이 맞는다"는 말도 있다. 둘 또는 여럿이 함께 일하면서도 차질 없이 일을 진행시키고 능률이 오를 때 비유되는 말이다.

눈짓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고 몸짓만 보고 상대쪽 의중을 헤아려 움직여도 서로간 어긋남이 없다면 그건 분명 손발이 맞는 일이며 호흡이 맞는 일이다.

여기에는 오랜 세월 서로에 대한 배려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튼실하게 뿌리내렸을 터였다.
▶ 미국의 물리학자 아인스타인과 그의 운전사도 이런 관계가 아니었나 여겨진다.

1905년 박사가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자 세계 각국 유명대학에서 강연 초청이 쇄도 했다.
박사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이들 강연 초정에 모두 응했다.

50회 이상의 강연을 소화하던 어느 날 운전사가 장난스럽게 제의했다.
"박사님을 따라다니며 50회 이상을 상대성 원리 강연을 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모두 외울 수 있습니다. 박사님은 연일 강행군으로 피로하실 텐데 이번 강연은 제가하면 어떨까요?".

박사는 선선히 응했다. 둘은 옷을 바꿔 입고 초청된 대학에 도착하여 운전사가 강연을 했다.
가짜 아인스타인 박사의 강연은 훌륭했다. 열광적인 기립박수속에 연단에서 내려오기 직전이었다.

▶바로 그때 학식 높은 교수 한사람이 질문을 했다. 운전사 복장을 한 진짜 박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당황했다.
그런데도 가짜 박사는 여유롭게 빙그레 웃는 것이 아닌가.

"아주 간단한 질문이군요. 그 정도는 제 운전사고 대답 할 수 있습니다. 여보게 이리 와서 이분의 질문에 대해 설명해 드리게나".
진짜박사는 안도의 숨을 쉬며 질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 다소 엉뚱한 비유가 되겠지만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 최근 열린 우리당과 청와대간의 손발 안 맞는 정책혼선이 안타까워서 하는 소리다.

코드에 맞는 인사를 즐겨하는 청와대가 당과 삐걱거리면서 정책에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여간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믿음을 통해 국정혼선이 바르게 정리될 날은 언제인지. 그래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텐데, 정말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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