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슈미트 전 수상은 프로급의 피아니스트였다. 그는 3인의 유명한 피아니스트들과 연주회를 가질 정도로 솜씨가 수준급이었다. 1996년도였던가? 중국의 장쩌민(姜澤民) 주석이 제주를 처음 방문했을때 호텔 만찬에 참석해 피아노를 연주, 참석자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작곡까지 할 정도로 오르간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한다. 인도의 네루 수상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세계사’ ‘인도의 발견’을 쓸 정도로 역사에 박식한 학자였다. 세계의 정치가들은 이렇게 단단한 ‘부업’이 있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대통령이 됐을 때 “봉급은 받지 않는 대신 자신이 지출한 비용만 물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을 정도로 돈에는 무관심한 정치가였다. 본래 농장주였던 그는 시간이 있을 때 마다 농경기구의 발명이나 개량에 전념했다.

문재(文才)이면서 미국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 또한 건축가이면서 발명가였다. 그는 재임 중 회전의자, 유모차의 편리한 기능품들을 발명해냈다. 링컨도 재임 중에 공기주머니를 부착하면 얕은 여울에 뜰 수 있는 배를 만들어 냈다.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나의 인생’이라는 회고록이 발간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선주문으로 5만부가 팔렸고 곧 재판을 찍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클린턴은 지난 22일부터 시판된 회고록 집필 선금으로 1000만-1200만달러, 약 115억원∼138억원을 받게 된다. 재임 중 보다는 퇴임 후 부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클린턴 회고록의 인기는 파란만장했던 그의 이력과 여기에 르윈스키 스캔들 까지 겹쳐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워싱턴 제퍼슨 링컨 등과 같이 미국 대통령의 진정한 ‘정치갗로서의 발자취 일 것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이처럼 퇴임 후에 회고록을 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재주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대통령퇴임후의 부업 중 으뜸이라 할 만 하다. 여기에다 수백억 원대의 ‘흥행’까지 벌어지니, 우리 처지에서 보면 ‘사촌이 밭을 사면 배 아프더라’고 속이 메슥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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