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지사지란 말은 함지사지이후생(陷之(死地而後生)의 줄인 말로 “죽을 마당에 이르러야 용기를 내서 다시 살아나게 된다.”는 뜻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무엇보다 용기와 결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참다운 용기와 결심과 노력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최후 단계에서 발휘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려면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정신력만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유발할 수 있는 동기는 ‘이젠 꼼짝없이 죽었구나’ 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이 말의 근원은 중국사기 회음후전(淮陰侯傳)에 나오는 한신(韓信)이 인용한 병법에 있는 말이다. 한신은 얼마 안 되는 군사로 조(趙)나라의 20만 대군을 맞아 싸울 때 배수진(背水陣)을 이용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이때 부하 장수들이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 말하기를 산과 언덕을 뒤로하고 물과 들을 앞으로 하라고 했는데, 지금 장군께선 배수진으로 조나라 대군을 깨뜨렸으니 이것은 도대체 무슨 전법입니까?” 그러자 하신은 “이것도 역시 병법에 있는 거야,

그것을 제군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 왜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죽을 땅에 빠뜨린 뒤에 살고, 망할 땅에 놓은 뒤에 다시 일어난다(陷之死地而後生 置之亡地而存))고 말이다.” 한신은 당시 군사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시장바닥 사람들을 몰고 와서 싸움을 해야 하는 터라, 자연 그들을 죽을 땅에 두어 각자가 자진해서 죽음으로 싸우게 만들었던 것이다.

▶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과도 통하는 말이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요,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이순신장군이 즐겨 쓰던 문구다. 죽기를 각오하고 덤벼들면 기필코 이길 것이다. 죽으라고 묵묵히 열심히 일하면 기회는 오고 말 것이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부지런함 못하다고 한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총명하여도 죽을 각오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최고다. 오늘 도청공직자에 대한 인사가 있었다. 잔꾀부리고, 줄서기 능숙한 정치공무원들보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인정받은 모습이 보인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은 사회 이것이 도민 대통합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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