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모 6단계로 보는 부모의 역할

산후 우울증? 새희망으로
그렇게 이제 뱃속 생활을 청산하고 떡하니 이 집안의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존재로 탄생한 아기를 바라보면 내가 어떻게 이 장엄한 행렬에 동참하게 되었는지 까마득한 느낌이 들면서 그 무한한 책임감에 마음이 이상해진단다. 그런 약간의 정서적 흔들림을 산후 우울증이라고 진단하더라만 이것 또한 당연하다고 본다. 그만큼 한 생명의 탄생은 무한한 의미의 자랑이고, 책임이고, 더불어 모두에게 새희망이기에 그런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중심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저 가볍게 지나치는 순간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생기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고 스스로(혹은 남편, 주변 가까운 부모나 형제 등과) 그때그때의 느낌을 허물없이 터놓고 이야기하다보면 가볍게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본다. 너무 앞서서 걱정하기보단 지금 내 앞에 있는 아가에게 충실하다보면 어느새 아가의 배냇웃음 한 번에도 사르르 녹는 걱정이 될 것이다.  
육아일기 - 일대기의 시작
출산 과정(출산 후 몸조리까지)에서 흥분되었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어느 순간 덩그러니 아이와 나만 단둘이 되는 순간이 온다. 그때 느끼는 그 완벽한 외로움과 막중한 책임감에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는 신생아는 잠을 아주 많이 잘 테니, 그 시간시간 사이에 짬을 내어 육아일기를 쓰면 좋다. 그 육아일기는 단지 어느 기간에만 적는 것이 아니고 내 아이 일대기를 만들 기초자료라고 생각하고 꾸준하게 적어나갔으면 한다.  
인생의 베이스캠프 - 애착형성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은 태어나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데 그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자기가 믿고 의지할만한 대상을 찾게 된다. 그 때 가장 빈번하게 돌봐주는 대상자에게 애착을 형성하게 되는데 그게 잘 형성되는 것이 '안정애착'이고 잘못된 애착이 형성되는 것을 '불안정애착'이라고 하는 거다. 
아이가 세상이 두려워서 울음이 터지다가도 엄마 눈만 보면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하는 것이 바로 '안정애착'이다. '안정애착'이 형성된 아이는 성장과정에서 혹은 어른이 되어서 겪게 되는 좌절이나 실패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다시 자신의 본분으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된다. 인생의 베이스캠프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최대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안정애착'이 형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떻게든 ‘애착’을 형성해보려는 노력이 두 가지로 나뉘게 되는 것을 보면 결국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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