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형을 찌려 숨지게 했다. 의붓아버지가 아들과 아들의 여자 친구를 흉기로 때려 중상을 입힌 뒤 자신은 자살했다. ‘가정폭력’이 잇따르고 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가정은 문명이 산출한 최상의 것이다. 서로가 행복감을 나누는 최소의 친족 단위다. 인간의 삶이란 부모와 자녀가 구성원이 되는 이 가정과, 이들의 사회화 과정에 길잡이가 되는 스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가정이 바로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하는 포근한 정서의 안식처가 될 때에 개인은 물론 사회도 건강하고 행복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 가정을 위태롭게 하는 현상을 보게된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사랑의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가정 안에서 마저 ‘너와 나’가 고립되는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에 대한 개인의 일차적 교육터여야 할 가정이면서도 오히려 그것을 포기한듯한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최근에 발생한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내친 김에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문명사회의 가정의 중심과제는 자녀교육에 있다. 자녀들이 도덕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적으로 능력있는 인격으로 자라도록 하는데 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의 자녀교육은 눈에 보이는 과실(果實)의 획득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답형 인간만을 오로지 추구하고 있다.

매사에 열심하고 근면하는 것이 생활의 규범이 되지 못하고, 쉽고 편하게 과제의 답을 참고서에서 옮기는 것과 같이, 자녀의 정답형 성장과정만 부추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장한 아이들이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나약해지게 마련이다.

▶사회에서 웃어른이 실종되고, 아버지의 위엄이 사라지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가족간의 수평적 화합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을 강조하다가 아버지의 권위와 덕성이 배제케 되면 균형있는 가정교육을 행할 수 없게 된다.

가정은 행복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이 안전을 궁극목적으로 하는 사회체제에 살고 있다. 최근 일련의 ‘가정 폭력’에서 무언간 깨닫는 바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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