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이 더불어 - 상호 의존단계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녀를 키우게 되면 결국 초등 고학년까지 가정 생활이나 독서, 학습문제까지 모두 위임형 아이로 성장하게 될 테고, 곧바로 다가오게 되는 단계가 바로 상호 의존 단계인 ‘자녀의 사춘기’ 시기란다. 이때는 부모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에 부모의 갱년기와 자녀의 사춘기가 교묘하게 맞물리는 수도 있다. 특히 요즘처럼 늦은 결혼, 늦은 초산인 경우는 거의 그렇게 될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다.
엄마만 해도 30세에 첫째를 낳았는데 첫째가 중학생이 되고 엄마는 40대 중반이 되면서 갱년기를 맞을 상황이 되더구나. 그런데 요즘은 거의 30대 초반 들어서야 결혼을 하고, 초산인 경우도 30대 중반이 되니 딱 자녀의 사춘기와 부모의 갱년기가 맞물리게 되는 수밖에.
부모의 갱년기로 인한 부담과 자녀의 사춘기가 심화되면서 가정 내에 관계나 질서가 흐트려질 수 있는데…
그렇기에 바로 상호의존단계라는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고 본다.
여기서 잠깐~!
부모나 자녀 상호 간에 서로 의지하면서 이 어려운 과정을 잘 넘겨야 한다는 말이겠지. 서로 자신의 입장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발달 과업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그 중 사춘기를 겪었던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는 것이 부모 세대를 겪어보지도 못한 자녀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이라는 것만 명심해라.
어찌됐건 가장 중요한 건, 이 시기가 영원한 건 아니고 시간은 흘러준다는 거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사춘기 방황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그때 내가 왜 그랬지?’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느새 의젓하게 자란 모습으로 다가와 줄 날이 올 테니까.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거라는 것만을 믿고 기다릴 수 있으면 된다.
엄마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 사춘기 시절의 반항이나 방황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거란다. 에릭슨의 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를 ‘정체감 대 역할 혼미’라고 정의해 놓았던데, 이 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발달 과업의 성취) 보내느냐에 따라 나머지 인생의 질을 가름한다고 본다. 그만큼 이 시기에 자신의 정체감을 획득하지 못하면 나머지 삶에서 역할의 혼미함 속에서 자신이 할 바를 획득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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