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우의 차이나 칼럼- [31]

중국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유별나다. 오죽했으면 지금으로부터 2300년 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 오라며 서복(徐福)에게 대선단을 꾸려 주변 해양을 탐사하도록 했을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세계 보건의료시장 규모를 보면 2021년 추정치로 중국은 1조4030억 달러로 미국의 4조873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중국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기대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
외국산 보건의료기술과 제품 선호
그러나 중국 내 소비자들은 자국 내 보건의료기술과 제품에 대한 신뢰를 보내기 보다 값을 더 주더라도 외국의 관련 기술과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중국의 의약품 수출입 현황을 보면 수출액 보다는 수입액이 많아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외국 의약품을 더 신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0년만 하더라도 보건의료 관련 의약품 수출액은 221억 달러인 반면 수입액은 370억 달러로 15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의 외국산 보건의료제품 선호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에 좀 더 많은 투자와 연구, 규제개혁을 할 경우 최소한 중국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헬스케어’ 여행지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규제개혁을 통해 외국의 선진 보건의료기술을 신속히 이용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제주도와 유사한 하이난(海南)성이 첨단 헬스케어 산업 도시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유일의 글로벌 의료 특구인 하이난성 보아오(博鰲) 러청(樂城)국제의료관광선행구는 전세계 글로벌 보건의료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에 아직 정식 도입되지 않은 약품과 치료를 보아오에서 특별허가 절차를 통해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재활과 치료, 요양 등 보건의료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내 부자들로부터 갈수록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은 경제발전을 거듭하면 할수록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의료자원 불균형 배분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이난성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그 공간을 비집고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국무원이 ‘건강중국 건설’ 등의 정책화를 통해 전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산업 현대화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인구로 이 또한 쉽지 않다. 특히 중국은 노령인구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데다 부유층이 대폭 확대되면서 건강한 삶과 재활을 위한 보건의료분야 지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헬스케어 도시로 육성해야
제주가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유치전략을 ‘보건건강’을 위한 목적형 관광지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미 2300년 전 서복의 불로초 전설이 깃들어 있는 제주를 중국인들의 건강검진은 물론 각종 질병의 치료와 요양을 병행해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헬스케어’ 도시로 육성해야 한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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