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트페스타인제주 14~23일 산지천갤러리, 산지천광장 등서
올해 야간축제로 확장도 볼거리 ‘풍성’...도내외 작가 103명 참가

탐라문화제의 ‘흥’으로 들썩였던 산지천이 이번에는 예술작품을 담는 큰 그릇이 된다. 2022 아트페스타인제주가 14일부터 23일까지 탐라문화광장과 산지천갤러리 등에서 펼쳐지며 산지천을 따라 미술꽃이 활짝 피어난다. 국내외 작가 100여 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2022 아트페스타인 제주를 미리 만나본다.

산지천변을 밝힐 초롱.
산지천변을 밝힐 초롱.

제주시가 주최하고 아트페스타인제주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아트페스타인제주는 올해로 7회째다.

지난 2015년 이도1동 시민회관에서 시작된 제주국제아트페어를 제주시가 2020년부터 이관받아 산지천 일대에서 개최한 지 올해로 3년째다.

행정시에서 주관하는 유일한 미술 이벤트이면서 ‘제주시의 젖줄’ 산지천이 갖는 역사,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각인된 기억을 미술로써 풀어내고 다시 가꿔나가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2022 아트페스타인제주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은 물론 그들의 작품을 보게 될 시민 즉 관람객의 시선, 또 행사를 만든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이 시선들이 함께 모여 아트페스타가 지향해야 할 시선까지를 아우른다.

그래서 주제도 ‘LOOP(feat. 연결의 시선)’이다. ‘시선’은 8개의 주제를 향한다.

산지천갤러리 2층 전시실 내부 전경.
산지천갤러리 2층 전시실 내부 전경.

‘시선 1’에서부터 ‘시선 4’까지는 103명의 작가들의 시선이다.

‘시선 1’은 산지천갤러리에 머문다. 이곳에는 23점의 회화작품을 비롯해 사진과 조각, 판화, 공예, 펜 드로잉, 일러스트, 미디어 등 총 43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시선 1’은 예술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을 뛰어넘어 그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 43개의 작품을 자세히 보면 ‘섬, 시선의 확장과 집중’의 테마까지 읽을 수 있다. 산지천갤러리에서는 쉽게 걸리지 않는 100호 작품도 2점이 내걸렸다. 고순철·유창훈 작가의 작품으로 먹과 유화라는 상반된 재료로 각자의 유년시절의 기억을 둔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같은 듯 다른’ 고은 작가와 안정향 작가는 제주섬 안을 채우고 있는 따뜻하고 행복한 집을 그렸고 화려한 일바지(몸빼바지)를 입은 ‘제주할망’들의 일상을 작업하는 이주작가 이승열씨의 작품, 코팅한 종이를 일일이 이어 부쳐 거대한 설치미술작품으로 만들어낸 최연우씨의 ‘Just Another Day’,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이야기를 담은 박선희 작가의 공예작품 ‘곤을동돌그릇’ 등 저마다 다른 형태로 제주 섬을 이야기한다.

전시장에 비치된 벤치는 조용히 작품을 마주하며 작품 너머의 사색을 경험하게 한다.

# 가을 밤의 깊은 서정…밤 9시까지 야간축제로 확장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야간축제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까만 밤, 조명까지도 예술로 끌어들인 작품을 포함해 야간 조명을 통해 작품이 더욱 빛난다. 기존 오후 6시까지 운영되던 관람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연장했다.

‘시선 2’는 산지천을 따라 수상과 수변공원, 산지물 광장에 설치된 12개의 입체작품을 주시한다.

‘오로지 당신을 위해’ 박종호 작가의 작품은 높이 5m의 사람 형상을 한 벌룬작품이다. 이 작품은 산지천에 물이 들 때는 수면 위로 떠올라 포토 스팟이 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나무의 휘어지는 물성을 이용한 김현성 작가의 ‘미궁#5’, 날씨에 따라 빨리 돌아가기도 하고 천천히 회전하기도 하면서 산지천 바람이 최종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송창훈의 ‘바람이 있는 벤치’ 키네틱 작품 등 ‘산지의 질감과 물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조명시설의 빛을 만나 새로운 이야기가 흐르는 산지천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탐라문화광장에서부터 산지천갤러리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45명의 작가의 작품을 초롱에 걸어 ‘시선 3’으로 전시된다. 초롱에는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작품에 대한 해설 등 작가들이 건네는 이야기로 소곤거린다. 초롱은 밤이 되면 산지천을 밝히며 가을밤의 운치를 더한다.

# 사운드 스케이프 ·미디어사파드 등 새로운 ‘시도’

올해 새롭게 시도되는 장르의 예술은 ‘시선 4’에서 만끽할 수 있다.

첼로의 선율따라 산지천 곳곳에서 채집한 소리를 모아 소리를 잘게 자르고 이어 붙여 그래뉼러 신서시스(granular synthesis)로 만든 음악작품, ‘Doloroso’.

제주에 살고 있는 루시드폴의 사운드 스케이프 작품으로, '제주'하면 포클레인 소리가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어느 아이를 비롯해 개발의 굉음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세상에 대한 음악적 ‘저항’이다. 10분 분량으로 제작된 이 음악은 산지교에서 들을 수 있다.

황영식·김대원 작가의 미디어파사드는 행사 기간동안 산지천갤러리 외부 벽을 캔버스 삼아 입체적인 공간감과 3D그래픽 콘텐츠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기간 동안 북수구 광장에서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 ‘산지의 바람 & 산지내음’이 준비된다. 이곳에서는 시민들이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필름으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산지천에 대한 그림이나 문장을 드로잉하고 북수구광장 주변에 직접 꽂을 수 있게 했다. 산지천의 향을 떠올리며 디퓨저도 만들 수 있다.

한편 아트페스타인제주가 시작되는 14일 오후 6시 산지천 갤러리 앞 야외공간에서는 미디어 파사드가 처음 상영되고 현악 8중주, 가수 장필순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행사기간 야(夜)한 밤의 도슨트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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